카메라 / 캠코더

삼각대 구입

드라이빙필 2009. 8. 3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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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허접한 삼각대가 늘상 불만이었습니다. 정확한 가격은 모르겠지만 지금 산다면 5천원짜리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캠코더 얹어 놓으면 흔들흔들하고 패닝시에는 덜컥거리며 사진 촬영시에는 셔터 버튼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거려서 촬영하고 나면 흐릿하게 찍히기도 하는 정말 조악한 묻지마 삼각대였었죠.


이런 물건으로 계속 버텨왔던 것은 삼각대라는 것이 자주 쓸 일이 없지만 막상 없으면 또 허전한 계륵 같은 존재인지라 굳이 많은 돈을 투자해서 살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고양이들을 기르게 되면서 사진 연습삼아 얘들을 쫒아 다니며 찍어 보는데 실내에선 정말 손떨림의 한계를 많이 절감했습니다. 포커스 나가는 것은 기본이요 기껏 포커스 맞아도 흐릿한 흔들림은.. ㅡ,.ㅠ;;;
 
지난 금요일에 갑자기 확 드는 생각이 '돈 조금만 쓰고 적당한 놈으로 사자!' 였습니다. ㅎㅎ 마음은 짓조나 맨프로토에 갑니다만 삼각대 사용 횟수가 적은 저로써는 돼지발에 진주 같기도 하고... 그래서 저렴한 짓조 짝퉁들을 눈여겨 봤죠. 그 중에 볼헤드까지 달리고 다리 하나는 떼어서 모노포드로도 쓸 수 있는 '호루스벤누 NEO-1182 트랜스포드+NS-BH2'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다리는 짓조, 헤드는 마킨스, 플레이트 어댑터는 맨프로토의 그것과 유사한 묘한 쾌감(?)을 주는 제품이죠. ㅎㅎㅎ

하루만에 배송이 되어 왔더군요. 택배를 받을 때는 늘 설래입니다. ㅎㅎ

박스를 꺼내 보니 전용 가방과 함께 들어 있네요.

헤드에 포치가 씌워져 있으니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네요. 하지만 한 편으론 사형수 같은 느낌도.. ㅎㅎ 삼각대를 박스에서 꺼내 놓으니 호기심 많은 새끼 고양이가 유심히 쳐다 봅니다.

헤드도 제법 그럴싸하게 생겼습니다. 이 모델을 산 이유는 기존에 사용하던 맨프로토 플레이트가 몇 개 있는데 이 들과 서로 호환이 되기 때문입니다.

왼쪽이 호루스벤누 것이고 오른쪽이 맨프로토 것인데 서로 장단점이 있습니다. 맨프로토 제품이 재질 자체도 더 튼튼해 보이고 드라이버 같은 별도의 공구가 없어도 쉽게 카메라를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신 호루스벤누는 카메라 고정 볼트가 움직이는 구조라서 카메라 무게 중심을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맨프로토 플레이트를 장착한 상태입니다.(니콘 D90 + 35mm 1.8 + 후드) 앞으로 기울어집니다.

호루스벤누 제품을 장착하여 플레이트를 최대한 앞쪽(사진상의 오른쪽)으로 장착하였더니 잘 서 있습니다. 아무래도 렌즈 후드에 긁힘이 생기거나 충격이 가해지는 부분을 막아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기존의 맨프로토는 탈착하면서 썼었는데 호루스벤누는 그냥 달아 놔도 괜찮겠네요. ^^

저렴한 가격(할인쿠폰, 포인트 등등 조합해서 10만 5천원에 구입!) 대비 훌륭한 제품이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역시 가격이 낮은 만큼 진퉁과의 갭은 분명 존재합니다. 모든게 진퉁과 같다면 누가 명품을 돈 주고 사겠습니다. 그쵸?

우선 박스에서 꺼내면서부터 느껴지는 냄새를 들 수 있습니다. 보통 새 물건을 사면 나는 이런 저런 냄새들이 있습니다만 어떤 것들은 냄새가 향기롭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다른 것들은 머리만 아프게 하죠. 호루스벤누 삼각대는 박스에서 꺼낼 때부터 싸구려 중국 공구들에서 많이 맡아봤던 윤활유 냄새가 났습니다. 게다가 삼각대 곳곳에서 손에 뭍어나는 기름은 제품의 첫 인상을 상당히 구기더군요. 침실 구석에 몇 시간 세워 놨더니 방안에서 냄새가 솔솔 나네요. ㅡ.ㅡ 결국 몇 일 동안 발코니에 세워 두기로 했습니다.

그 다음 문제는 스파이크입니다. 호루스벤누 삼각대의 발은 스파이크와 고무발을 쉽게 바꿔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실제로 사용해 보니 사출 및 조립의 정밀도가 떨어져서 고무발 모드에서 살짝 튀어 나오는 스파이크의 길이가 각각 다르더군요. (이 제품에서 가장 맘에 안 드는 부분!!!)
고무발을 최대한 밖으로 나오게 한 상태인데 차이가 많이 나죠? 이 부분을 분해해서 살펴 보니 볼트 구멍이 휘어 있는지 발 자체부터 비틀어지게 들어간 놈도 있고 고무발 너트가 일정하게 사출되지 않은 것인지 스파이크의 위치도 일정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실내에서 사용시 많이 튀어나온 발의 스파이크가 바닥을 콕콕 찍네요. 야외에서 스파이크 사용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저처럼 실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아예 고무발 전용 제품으로 사서 달아 주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그 다음에 마지막으로 찾은 단점은 맨 마지막 단의 얇은 다리가 살짝 휜다는 것입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은 듭니다만 촬영시 다리가 흔들릴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므로 그냥 넘기기엔 조금 아쉽더군요. 하지만 10만원짜리 사면서 50만원 넘는 카본 제품들 기준으로 생각하면 양심에 털난 사람이겠죠? ㅋㅋㅋ

물건을 사서 쓰다 보면 단점들이 더 눈에 많이 들어오므로 본의 아니게 단점 위주의 글이 된 듯 합니다만 일부러 제품을 폄하할 생각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렴한 가격 그리고 적당히 가벼운 무게와 안정감 등 실 사용시 상당한 만족감을 주고 있는게 사실이니까요. 이왕이면 저러한 단점들까지 개선되어 명품을 뛰어 넘는 국산 삼각대가 되길 바랍니다.

사족입니다만 오늘 국립중앙박물관에 들러 이집트 문명전을 관람하고 왔는데 호루스가 이집트의 태양신(위 사진에서 보면 조각상 이미지의 오른쪽에 있는 새대가리(ㅋㅋ)에 사람몸을 가진 신)이더군요. 전혀 모르던 내용이었는데 삼각대 사고 나자 마자 다음 날 거기서 호루스라는 단어를 접하니 왠지 반갑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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