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 IT

10G 네트워크 구축기

드라이빙필 2025. 2. 2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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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거실에 있는 PC와 서재에 있는 PC 간에 가끔 대용량 복사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집 안의 네트워크는 1G 랜으로 구성해 놨기 때문에 몇 기가 안 되는 경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지만 수십, 수백 기가가 되면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성격이 급한 저는 자꾸 빠른 속도에 갈증을 느끼는데요. 그래서 필요할 때만 연결해서 사용하기 위해 두 대의 PC에 추가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싶었죠.

 

RJ45 포트를 사용하는 일반 10G 랜카드를 검색해 보니 아직도 비싸더군요.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최저가 제품도 6만 원은 줘야 되길래 더 싼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검색해 봐도 그리 싼 거 같지가 않았는데 관련 상품에 나오는 제품들을 보니 SFP 포트를 사용하는 구형 랜카드들이 의외로 저렴하더군요.

 

랜 카드와 케이블 종류에 대해서는 거의 2주 가까이 이런저런 조합으로 고민한 듯합니다.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살펴보았는데 갈대 같은 마음이 하도 왔다 해서 결정장애가 오는 거 같았습니다. ^^;;; 이왕이면 돈 좀 더 쓰고 속도를 더 높일 것인가 10G도 충분하니 가성비 있게 꾸밀 것인가도 혼란스러운데 SFP 단자에 대해서 잘 모르다 보니 혹시 호환성 문제는 없을지도 걱정되고... 결국 일단 가성비로 가서 경험부터 해보자로 최종 결론을 내렸죠. 스펙상 너무 구형인 칩셋은 제외하다 보니 멜라녹스 제품이 맘에 들어서 주문!

 

 

3만 원이 조금 넘는 멜라녹스 MCX311A-XCAT 2개와 트랜시버/광섬유 일체형 10m짜리 케이블 포함하여 모두 8만 천 원이 조금 넘게 들었습니다. 알리의 힘이랄까요? ㅋㅋ 그런데 즐거운 마음으로 PC에 설치를 해 보려고 하니 예상치 못한 난관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단 SSD 위치가 PCIe 슬롯에 가까운데 SSD에 부착해 둔 방열판이 랜 카드의 방열판과 닿아서 설치가 불가능했습니다. ㅠㅠ (위 사진은 방열판 달기 전 상태) 방열판을 달지 않으면 SSD의 온도가 80~90도까지도 올라가기 때문에 고민 끝에 SSD 방열판 가공에 들어갑니다.

 

방열판 날개 두 개를 그라인더로 잘라 냈습니다. 아주 깔끔하게 작업이 되진 않았지만 나름 만족!

 

옆으로 충분한 공간을 만들어 줘서... 

깔끔하게 장착을 완료하였습니다. PC 두 대에 설치작업을 마치고 나니 날도 깜깜해지고 나이 먹은 몸뚱아리는 피로를 호소하더군요. 결국 나머지 작업은 뒤로 미룬 채 맥주 한 잔 하고 꿈나라. ㅋㅋㅋ 다음 날 작업을 계속 이어갑니다. 일단 장치 관리자에는 정상적으로 인식 완료. 이때까지만 해도 순조롭게 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는 계속됩니다.

 

 

하드웨어 및 연결 속성 창을 보면 정상적으로 10G 연결이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Ping도 반응 없고 파일 공유도 되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해서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해보려 했으나 펌웨어 유틸리티를 돌려 보면 카드가 없다고만 나오고...

 

 

Mellanox OFED for Windows - WinOF / WinOF-2

Windows OS Host controller driver for Cloud, Storage and High-Performance computing applications utilizing Mellanox’ field-proven RDMA and Transport Offloads

network.nvidia.com

 

그러다가 멜라녹스 홈페이지에서 드라이버를 찾아 설치를 해 봤더니 펌웨어 업그레이드도 함께 수행되더군요. 괜히 한참 동안 펌웨어 업데이트 유틸과 씨름한 시간이 아깝...

 

장치관리자에서 드라이버 속성 창을 보니 윈도 기본 드라이버에는 없던 탭이 추가되었고 버전 정보도 볼 수 있었습니다. 부팅하면서 확인한 펌웨어는 2.36이었는데 여기서는 가장 최신 버전인 2.42로 나오는 걸 보니 업그레이드도 잘된 듯. 하지만 여전히 통신은 불가 ㅠㅠ 랜카드 드라이버가 윈 10용이라 윈 11에서는 문제를 일으키는 건가 싶기도 하고 답답한 상황. 이래 저래 고민하면서 살펴보다가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을 발견합니다.

 

네트워크가 식별되지 않았다는 것과 네트워크 종류가 공용이라는 것. 공용 네트워크는 보안상 네트워크 기능이 제한되기 때문에 문제가 있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이걸 개인 네트워크로 바꾸려고 했으나 네트워크 목록에 나오질 않으니 설정 자체가 불가능.

 

해결책은 로컬 보안 정책에서 찾았습니다. 식별되지 않은 네트워크의 위치 유형이 '구성되지 않음'으로 되어 있던 것을 '개인'으로 변경해 주고 장치 관리자에서 어댑터를 사용 안함으로 했다가 다시 사용으로 바꿔주니 그제야 네트워크 종류가 바뀌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Ping도 잘 되고 폴더 공유도 성공! 구 버전 윈도에서는 이렇게 해주지 않아도 잘 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재 제가 사용 중인 윈도 11 24H2에서는 보안 정책이 변경된 것인지 모르겠네요.

 

설정을 마치고 복사를 걸어 봤더니 1GB/s 넘는 속도가 나오는 걸 보고는 이틀에 걸쳐 낑낑댄 것에 대한 피로감이 확 날아갑니다. ^^ 그런데 1GB/s 맛을 보고 나니 25G, 40G, 100G 같은 랜카드들에도 호기심이 생기네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인지? ㅋㅋ 100G면 10GB/s 속도가 나온다는 건데 SSD로도 감당이 안될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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