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 IT

시소닉 P-660 vs X-660

드라이빙필 2013. 12. 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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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큰 맘 먹고 파워(파워 종결자, 시소닉 X-660)를 바꿨을 때만 해도 최소한 보증 기간 5년 내에는 파워 바꿀 일 없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러한 믿음이 몇 일 전까지만 해도 굳건했는데... 지병인 호기심이 도져서 플래티넘 모델을 넙죽 사버리고 말았습니다. ㅡ.ㅡ;; 물론 특판가라서 시중 가격보다는 저렴하게 구입했으나 이미 동일한 용량의 골드 모델에서 과연 업그레이드의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은 글을 쓰는 지금도 고개가 갸우뚱합니다.

 

제가 사용중이던 X-660(2세대 골드 모델)에 비해 P-660이 가지는 차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플래티넘 등급: 효율이 2~3% 정도 높다.

* 팬 컨트롤 스위치: 팬리스 모드와 저소음 모드를 선택 가능.

* 플랫 케이블: 유연해서 설치시 편리함

* AS 기간: 7년(X-660은 5년)

 

일단 간단한 개봉샷 몇 장 들어갑니다.

 

 박스를 처음 본 인상은 플래티넘이라는 글씨만 지우면 실버급 또는 80plus 일반 모델 같습니다.

 

골드 모델인 X 시리즈의 박스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덜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나요? ^^

 

 내용물은 골드 모델과 거의 동일합니다. 케이블 주머니 색깔이나 매뉴얼 정도만 다르죠.

 

 골드 모델과 마찬가지로 벨벳 재질인 주머니에 파워가 담겨 있습니다. 케이블타이 구성도 동일하구요.

 

 파워를 주머니에서 꺼내니 파란 색의 스티커가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골드 3세대에도 추가되었으나 플래티넘 모델에는 이미 적용되어 있던 팬 컨트롤 스위치입니다. 사용전에 스티커는 제거하라고 되어 있으나 몇 일만 붙여두려고 합니다. 새 파워 샀다는 기분을 잠깐이라도 만끽해 보려고요. ^^

 

플래티넘이다보니 은색의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아무리 봐도 실버 모델로 착각이 듭니다. ㅡ.ㅡ

 

 X-660과 비교해 봅니다.(위: P-660, 아래: X-660) 파워 커넥터의 구조가 변경됐네요. X-660은 CPU와 PCI-E 소켓이 8핀과 12핀으로 구분되어 있었으나 P-660은 모두 8핀으로 변경되어 케이블 사용에 있어 유연성이 더 큽니다. X-660의 경우 PCI-E 소켓(12핀)에 커넥터를 꼽으면 무조건 8핀 케이블 2개가 연결됩니다. 그래픽 카드에 파워 커넥터가 하나인 제품들의 경우는 케이블 하나가 덩그러니 남게 되는 것이죠.

 

 뒷부분이나 옆면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전체적으로 인쇄가 거꾸로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X-660의 방향이 더 적당한 듯 한데 말이죠. 하단 파워 설치시에 사용자가 위에서 아래로 볼까봐 그런 것일까요? 그리고 뒷면에 케이스 고정용 나사 구멍을 보면 X-660의 구멍이 더 많아서 고정시 사용자의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그렇다고 P-660이 설치시에 문제점이 있는 건 아니니 장단점을 논하기 보다는 소소한 차이점으로 생각하면 되겠네요.

 

상단이 X-660 케이블이고 아래가 P-660의 플랫 케이블입니다. 눈으로 보기엔 X-660 케이블의 마감이 좋아 보입니다만 뻣뻣하기 때문에 케이스에 설치시 애로사항이 꽃피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반면, 플랫 케이블은 시각적 고급감은 떨어지지만 유연성이 좋아서 더 편리하더군요. 케이블 컬러가 전부 블랙이다 보니 내부가 깔끔해 보인다는 장점도 있고요. 다만 일반 케이블은 어느 방향으로든 꺾기가 좋은데 플랫 케이블은 그렇지 못한 정도가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X-660을 사용하고 있는 본체의 뒷판을 열면 요렇게 생겼습니다. 케이스는 옆판의 공간이 좁은 3R 이클립스 초기 모델(후에 개선판이 나왔습니다)이다 보니 뚜껑이 닫힐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집어 넣었습니다.

 

 설치후 비교샷인데 사진상으로 느낌 차이가 잘 날런지 모르겠습니다. 플랫 케이블이 조금 더 여유롭게 작업이 가능했습니다. 솔직히 플랫 케이블에 대해 그리 관심이 없었는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확실히 편리하네요. 다만 보호 마감재가 없다 보니 철판 끝에서 케이블이 꺾이는 경우 조금 찜찜한 마음도 있습니다.

 

 굵은 케이블의 경우 뱀처럼 좌우로 휘어서 고정했었는데 플랫 케이블은 저렇게 접어서 마무리가 가능.

 

이 부분이 가장 난해한 부분인데 플랫 케이블이 힘을 줘서 구부리면 모양이 잘 유지되더군요. 덕분에 기존 케이블에 비해 수월하게 설치했습니다. 저런 곳에 사용할 보조 케이블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설치를 다 하고 전원을 켜봤습니다. 이상없이 잘 동작하네요. 제가 사용중인 그래픽 카드가 적당한게 없어서 회사에서 연산용으로 사용하는 지포스 GTX590을 빌려 왔는데 사건이 터집니다.

 

OCCT GPU 테스트를 돌리기 시작하니 소비전력이 500W 근방에서 측정됩니다. 아주 정상적인 상황. 그런데 5분쯤 돌리다 보니 갑자기 소비전력이 치솟더군요. 어느 새 600W를 넘기고 점점 더 올라갑니다. 630W쯤 됐을까 갑자기 전원이 퍽 나갑니다. ㅎㄷㄷㄷㄷㄷ 이게 무슨 일인지 싶어 다시 전원을 켜려고 했으나 전원을 들어오지 않는 걸 보니(켜질려다가 바로 꺼짐) 파워의 OCP가 동작한 느낌이 들더군요.

 

590의 파워 케이블을 뽑으니 그제서야 전원이 켜집니다. 지난주 토요일 오전 상황인데 급히 용산 AS 센터에 맡겼고 590의 전원부 고장으로 판정받아 어제 교품 받았습니다. 회사 물건인데 순간 식겁했네요. 휴~~ 덕분에 주말에 테스트하고 글을 쓰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이제서야 글을 쓰게 됐습니다. ^^

 

여담은 요 정도 하고 테스트 할 PC의 간략한 스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CPU: Intel Core i5 750 @ 3.6GHz (참고: i5 750 오버클럭과 전력효율)
RAM: 삼성 DDR3 4GB(2GB 2개)
메인보드: 기가바이트 GA-P55A-UD3R (Rev 2.0)
VGA: 기가바이트 GeForce GTX 590 (OCCT GPU 및 3DMark 구동시 팬속도 최대로 강제 설정)
HDD: SSD 2개 + HDD 2개
ODD: DVD 레코더 1개

케이스: 3R시스템 L700 이클립스(바닥팬과 후면팬 구동, 전면과 상단팬은 OFF)

 

 

소비전력을 테스트 하기 전에 스펙상 차이를 먼저 살펴 보겠습니다. 플래티넘 모델이 골드 모델에 비해 효율이 좋다고 하는데 과연 그 어느 정도일까요? 80plus 공식 자료를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대략 2~3% 정도 차이가 나는군요. 수치상으로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사실 골드만 해도 효율이 높은 파워이기 때문에 여기서 더 끌어올려 플래티넘 모델을 만든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또는 비용적으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어쨌거나 그건 제조사가 고민할 문제이고 소비자들은 실제 환경에서 얼마나 전력소비에 차이가 나는지만 궁금할 따름입니다.

 

먼저 OCCT를 이용하여 측정해 봤습니다.

 

결과 표에서 각각의 측정값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Idle: 부팅이 완료되고 난후 가만히 놔두면서 측정한 최저값(Min)

CPU(3): OCCT의 CPU 테스트를 3분간 돌리면서 측정된 최대값(Max), 팬컨트롤은 Normal(팬 구동됨)

GPU(5): OCCT의 GPU 테스트를 5분간 돌리면서 측정된 최대값(Max),

            테스트 시작 3분쯤에서 실시간 측정한 최소(Normal(Lo)) 최대(Normal(Hi))

+%: X-660 대비 효율

 

Idle에서는 차이가 크게 발생(6.56%)하지만 나머지 값들은 2~3%의 범위를 보입니다. GPU(5)의 Max 값은 테스트 시점에 저런 결과 값(9.14%)이 나오긴 했지만 크게 의미를 둘 수치는 아닌 듯 합니다. 참고로 하나 더 언급하자면 Idle에서 팬컨트롤 스위치를 Normal로 바꿔서 Fanless 모드를 해제하면 4W 정도 더 높게 측정되더군요.

 

다음은 3DMark 11의 결과 입니다.

 

Extreme 테스트를 실행하면서 총 8개로 나뉘는 각각의 세부 테스트별로 최대 전력을 측정했습니다. 각 구간별로 편차가 있어서 마지막(맨 오른쪽)에는 평균값을 적어봤는데 기술적인 정확도 보다는 참고자료로 봐주시길 바랍니다.(사실 각 구간 또는 전체 구간의 누적 전력량을 측정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겠으나 요 정도만 하겠습니다.) 

 

OCCT와 3DMark를 돌려본 결과 80plus 공식 자료처럼 2~3% 정도 차이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만큼의 효율만으로 골드 모델 대신 플래티넘을 사라고 권할 수 있을까요? 플래티넘 모델의 장점을 찾아 보기 위해 제품 설명을 좀 더 살펴 봤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이 보이더군요.

 

 X-660의 팬컨트롤 그래프인데 Fanless mode가 20%부터입니다.

 

이에 반해 P-660은 30% 구간부터로 차이가 납니다. 즉, 팬리스 구간이 넓습니다. 효율이 적다 보니 발열도 적을 것이고 이 때문에 팬리스 구간을 넓게 설정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80plus 공식 리포트(SS-660KM, SS-660XP2)를 살펴 보면 X-660은 20% 지점에서의 입력 전력이 134.64W입니다. P-660의 30% 지점의 효율이 측정되어 있지 않아서 20% 지점의 효율(91.66%)과 50% 지점의 효율(92.51%)을 근거로 비례적으로 유추해 보면 대략 92%쯤 된다고 추정할 수 있으므로 입력 전력은 660W * 30% / 92% = 215.22W가 됩니다.

 

제 PC에서 측정한 값을 근거로 보면 OCCT CPU 테스트에서 P-660은 215.22W보다 낮기 때문에 팬이 돌지 않습니다. 하지만 X-660은 134.64W보다 높아서 팬이 돌게 됩니다. 솔직히 이러한 부분은 일반 사용자들에게 있어 그다지 의미가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제 경우엔 꽤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고양이를 키우는지라 고양이 털에 민감해서 케이스도 팬필터 없는 것은 거들떠 보지도 않거든요. ^^

 

먼지... 고양이 털... 겪어보면 압니다. ㅡ.ㅡ

 

이제 글을 마무리해야 겠습니다.

 

제가 사용중인 2세대 골드 모델 X-660 대비 전력 효율이 높고 팬리스 구간이 넓어 먼지를 덜 먹으며 플랫 케이블을 적용하여 설치시 편리함을 제공해 주면서 AS 기간도 더 긴데 가격비교사이트 기준으로 3~4만원 차이... 제 기준으론 충분히 납득할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두 모델 중에 고민하는 분이 계시다면 추천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역시 가장 큰 장애물은 시소닉 내부에 있습니다. 막 출시된 3세대 골드 모델. 전력 효율과 팬리스 구간 차이만으로 추천할 수 있을지... 마음 속에 주저함이 생깁니다. 고급 모델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생각해 볼 때 플래티넘 모델만의 차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과연 뭘로 차별화를 해야 할지? LED 팬? 더욱 고급스러운 케이스? 박스 디자인? 딱히 이거다 싶은 아이디어가 제 머리 속에는 떠오르진 않습니다. 이 점은 제조사 또는 수입사에서 고민해 주세요. ^^

 

암튼 저로써는 2020년까지 AS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어서 마음이 든든합니다. PC 부품중에 뭐니뭐니 해도 파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 비록 큰 비용을 들였지만 아주 만족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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