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디스트릭트 9

드라이빙필 2009. 10. 19. 13:38
반응형

간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습니다. SF를 좋아하는지라 디스트릭트 9 또는 써로게이트에 눈길이 갔지만 와이프와 같이 볼 계획이었으므로 처음에는 고려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보고 싶다던 국가대표의 시간대가 오후 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디스트릭트 9을 보게 되었습니다. 살짝 아쉬웠던 것은 디지털 상영을 하지 않아서 화면 떨림과 노이즈들이 꽤 눈에 거슬리더군요. 극장가면 가급적 디지털관만 고집해서 보는지라 이젠 아날로그 상영은 영 눈에 차지 않네요. ^^

온라인 상에서 재밌다 재미없다 말들이 많아서 일단 큰 기대를 갖지 않고 감상을 시작했습니다. 초반의 다큐&뉴스 스타일의 전개가 진행되는데 속으로 잠깐만 하다 말겠지 했으나 중반부까지 계속 이어지니 조금 지루해지더군요. 원래 그런 식으로 끝까지 갈 건지 조금 걱정도 되고 말이죠. ㅎㅎ (참고로 저는 영화를 대체로 이런 저런 생각 안하고 보는 스타일입니다. 즐겁자고 보는 영화를 너무 심각하게 분석하면 재미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입니다.)

초중반까지 이어지는 다큐식의 전개가 후반부로 가면서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액션과 인간애(?) 또는 외계인애(?)로 이어지는데 갈수록 몰입이 되었습니다. 영화는 인간과 외계인의 대치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실상은 재개발 지역에서 쫒겨나는 서민들과 다를바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외계인을 망해버린 빈민층으로 생각한다면 시사하는 바가 많을테니까요. 한 편으론 세계대전시에 자행됐던 생체 실험 같은 인간의 무자비한 면도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영화가 끝나고 와이프랑 얘길 나눴는데 다행히 재밌게 봐 주셨다 합니다. ㅎㅎ 일반 SF 영화같지 않은 식의 전개에 특색있어서 괜찮다고 하시네요. 저는 다큐 형식의 전개를 조금 줄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고 내용 자체는 지루하지 않게 볼만했습니다. 주인공이 감염되는 과정이라던지 외계인들이 자신들의 기술력에 비해 너무 무식하다(가진 기술은 최첨단인데 사고 방식은 곤충 수준?)는 다소 억지스러운 면도 있었지만 나머지 내용은 SF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즐검게 감상이 가능할 것입니다. 막강한 외계인 무기로 적들(?)을 날려 버리는 장면에선 트레이너를 쓰면서 즐기는 FPS 게임 같은 쾌감도 느껴졌습니다. (게임을 많이 하니 인간성이 피폐해지는 느낌도.. ㅎㅎ)

집에 와서는 오후에 식구들이 외출했을 때 심심해서 혼자서 스타트랙 극장판 1편을 감상했는데...
아 놔~ 디스트릭스 9과 비교되는 조악한 특수 효과! ㅋㅋㅋ (30년의 세월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형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양이 털과의 전쟁  (9) 2009.11.27
초등학교가 줄어든다는데...  (6) 2009.10.21
통신사들이 먹고 살만 한가?  (10) 2009.10.14
잠꾸러기 냥이들  (5) 2009.09.03
상암의 불쾌한 경험, 즐거운 경험  (2) 2009.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