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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는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이하 라프 디젤)을 시승해 봤습니다. 나온지 한참 된 차량인데 이제 와서 겨우 시승을 해 봤네요. 그동안 동호회나 지인 등을 통해 말로만 접하던 라프 디젤을 이제야 타보다니.. ㅎㅎ 국산차는 사실 출시할 때 외에는 시승해 보기가 편치 않은데 GM대우만 그런지는 몰라도 예약만 하면 언제든지 시승이 가능한가 보더군요. 그래서 지난 주말에 매장에 들린 김에 시승 예약을 해 놨던 것인데 오늘 오전에 가능하다고 하여 다녀 왔습니다.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라프 디젤의 시승기는 많이 올라와 있는지라 제 시승기에도 특별한 내용은 없습니다. 1시간여의 시승이었고 다녀본 길들이 대체로 차가 좀 많은 편이어서 충분히 즐겨보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1박 2일 정도는 타봐야 이 놈이 어떤 놈이구나 할텐데 말이죠. ^^ 그래도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준 편이라 내심 기분이 좋았습니다. (국산차를 1시간 이상 시승해 본 것은 처음이네요.)
시승차의 트림은 CDX 고급이었습니다. 추가 옵션은 거의 없는 차로 보이고(썬루프와 SESC가 없었음) 2009년형인 관계로 최근 발표된 2010년형과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운전석에 앉으면서 느낀 첫 인상은 실내가 타이트한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대쉬보드나 조수석 콘솔 부분이 앞으로 나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과 버킷 타입 시트의 옆 날개 등이 두툼하여 그런 인상을 주는 듯 싶었습니다. 스티어링휠의 첫 느낌은 스포티한 디자인과 묵직한 저항이 기분 좋게 다가오더군요.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 자체는 전반적으로 이쁜데 군데 군데 노출된 프라스틱 마감들이 고급스러워 보이진 않았습니다. 이는 전시장 실내에서 보던 느낌에 비해 햇살이 강한 실외에서 봤을 때 색상이 더 밝아 보여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준중형에서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대체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Start/Stop 버튼은 디자인이 아쉽더군요. 나름 중요한 기능의 버튼인데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도 그렇고 모양 자체도 흔히 보던 Start/Stop 버튼의 느낌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계기판 디자인은 멋집니다. 은은하게 켜지는 에머랄드 컬러의 조명이 꽤나 고급스럽게 느껴지더군요. 개인적으로 오랜지나 붉은 색 컬러를 좋아하는데도 푸른 색을 보면서 좋다고 느낀 것은 재규어 XF 이후에 처음인 듯 합니다.
시승차에 시동이 걸려 있는데 정차시에는 확실히 디젤차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겔겔겔겔... 5세대 골프 TDI에서 느끼던 소리와 약간 톤이 다른 듯 합니다만 소음 정도는 비슷한 듯 싶더군요. 올림픽대로를 진입하기 전에 잠깐의 시내 주행시에도 약간의 가속만 하면 디젤 소음은 뭍혀 버립니다. 차의 그레이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외부 소음 유입이 좀 있는 편인지라 주행 소음에 엔진 소음이 가려지더군요. 특히 타이어 노면 소음이 은근히 올라옵니다. 이는 타이어를 저소음 타입으로 바꾸면 개선되지 않을까 싶네요.
올림픽대로로 접어들어 잠깐 가속을 해 봤습니다. 터보가 걸리는 시점부터는 시원스래 가속됩니다. 60~80km/h쯤으로 가속하려 했는데 이미 100km/h가 넘더군요. ㅎㅎ 확실히 디젤차들의 토크감은 운전의 재미를 줍니다. 다만 터보가 걸리기 전에는 맥이 좀 빠진 느낌이라 가속하려면 한 두 템포 미리 악셀을 밟아야 됩니다.(디젤 차들이 다 그렇죠?) 차들이 많은 관계로 고속주행이 어려워서 강일IC에서 외곽순환으로 빠졌습니다. 그런데 차가 더 많더라는!! ㅠ.ㅠ;;; 게다가 무슨 공사까지 하는지 바깥 차선이 막혀서 점점 더 차가 많아지더군요.
덕분에 저속 주행을 차분히 해 봤습니다. ㅎㅎ 역시 엔진음은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외부 소음과 섞이면서 들리는 듯 마는 듯 하더군요. 하지만 실제로 차를 사게 된다면 점점 더 들릴지도 모를 일입니다만(첫 시승 때와 몇 번의 시승 후에 느끼는 소음도는 차이가 늘 있더군요) 아무튼 신경이 거슬리는 음은 못 느꼈습니다. 차들 사이에 공간이 생기자 가속을 해 봤는데 160km/h까지 답답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그 이상은 차들 때문에 못 내 봤는데 골프 TDI가 그랬던 것처럼 180km/h 정도는 부담없이 올라갈 듯 합니다.
미션의 굼뜬 반응은 하도 얘기들을 많이 들었는지라 그리 답답하게 안 느껴지더군요. ㅋㅋ 엔진 반응도 그렇고 운전자가 1~2초 정도 미리 생각하고 행동하면 될테니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타고 다니는 차가 구닥다리 차여서 항상 그런 느낌을 받기 때문에 더 친숙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아무튼 제가 운전하게 된다면 아쉬움이 없다곤 못하겠지만 실주행에서 불편함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차후에 이 부분을 개선한다면 더욱 매력적인 차가 될 것은 확실합니다.
차체의 거동은 명성답게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저속 구간의 딴딴한(탄탄함에 비해 살짝 덜 고급스러운?) 느낌에 비해 고속 주행시 롤을 좀 허용하긴 하는데 2차적으로 따라오는 휘청임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약간 더 롤을 억제해 줬으면 싶은데 승차감까지 고려하면 그 정도가 절충점이 아닌가 싶더군요. 가변식 쇽업소버 같은게 없는 이상 이 부분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되는 것이라 호불호는 갈릴 것입니다. 제 취향에는 적절한 듯 보였습니다.
미사리를 지나 팔당대교 밑에서 U턴하는데 약간 속도를 덜 줄이고 진입해 봤더니 타이어에서 스키드음이 비교적 빨리 납니다. 15,000km 정도 주행한 시승차라서 타이어의 상태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생각보다 일찍 다가오더군요. 동승하신 영업사원분께서도 타이어가 내구성은 좋은데 성능은 아쉽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서울쪽으로 진행하다가 약간 속도를 낸 상태에서 급차선 변경을 몇 번 시도해 봤을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브레이크는 초반 답력이 크지 않습니다. 점점 밟을 수록 강해지는 느낌인데 이 점도 맘에 듭니다. 초반에 강하게 걸리고 뒤로는 강도가 늘지 않는 것보다는 이 쪽이 더 감각적으로 좋더군요. 날이 선 브레이크보단 묵직한 브레이크가 일상적인 주행에선 더 신뢰감을 주니까 말이죠. 다만 운전자에 따라서는 이런 세팅을 싫어할 수도 있으니 좋다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고 특성이 그렇다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동승자에 양해를 구하고 의도적으로 약간 급하게 밟아도 보고 빠르게 가다가 신호가 바뀌어 본의 아니게 급하게 밟아보기도 했는데 예상 가능한 정지점이 만족감을 주더군요.
올림픽대로를 빠져 나와 대로 바로 옆 샛길을 따라 가는데 과속방지턱이 여러 번 나오길래 의도적으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지나가 봤습니다.(처음 시승하는 차들은 한 번씩 해 보는데 재밌습니다. ^^) 서스펜션이 물렁거려서 부드럽게 넘는 차들처럼 출렁이진 않고 안정적으로 넘어가긴 하는데 그 느낌이 살짝 거칩니다. 인치업된 제 차가 넘을 때의 느낌과 비교해서는 매끄럽긴 한데 부드럽지 못하고 살짝 튑니다. 고급차들에서 느끼는 투둑~ 이 아니라 약간 더 부딪히는 느낌이 나는 터덕~ 정도라면 이해가 되실려나 모르겠습니다. 뒷좌석에 사람이 있었다면 승차감이 거칠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속도감응식 스티어링이 아니라서 저속과 고속에서도 똑같은 세팅인데 고속에서도 가볍지 않아 맘에 들었습니다. 파지감도 좋은 편이고 약간 작은 크기의 스티어링휠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적당한 느낌이더군요. 스티어링휠에 달린 스위치들은 오른쪽에만 붙어 있는데 이왕이면 왼쪽에도 버튼이 있었으면 싶더군요. 좌우가 대칭이 되질 않으니 뭔가 빠진 차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6세대 골프 TDI처럼 아예 없는 거 보단 덜 허전합니다. ㅋㅋㅋ
시승후에 뒷좌석에 잠시 앉아 봤습니다. 재밌는 것이 가죽시트와 천시트의 쿠션에 차이가 있어서 천시트에 앉았을 때는 제 머리가 천정에 닿지 않는데 가죽시트는 닿는다는 것입니다. 가죽시트를 오래 쓰다 보면 늘어나서 나중에는 천시트와 비슷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덩치 큰 분이 뒤에 자주 타신다면 천시트만 앉아보고 가죽시트를 계약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셔야 겠습니다. 쿠션감 차이의 영향인지 제게는 천시트가 더 아늑한 느낌을 주더군요. 하지만 운전석에서는 가죽시트의 느낌이 더 좋습니다. 천시트는 살짝 더 가라앉는 느낌인데 이 때문에 허벅지에 압력이 좀 더 가해지더군요. 운전자를 위해서는 가죽시트가 좋고 뒷좌석을 위해서는 천시트가 좋은 듯 하던데 천시트로 출고해서 앞좌석만 가죽시트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 봤습니다. ㅋㅋㅋ
라프 디젤의 스티어링휠에도 나름 만족감을 느꼈는데 매장에 전시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 달린 휠도 잡아 봤더니 그 역시 파지감이 의외로 좋더군요. 운전자에게 차에 대한 첫 인상을 좌우하게 만드는 감촉은 스티어링휠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점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하는 국산차들을 보니 꽤 기분이 좋더군요. 이왕이면 설계 및 디자인까지 모두 국내였으면 더 바랄 것이 없었겠지만 GM대우의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있겠죠. 덕분에 독일 기술력의 차(라프는 독일 오펠 디자인)를 타 볼 수 있다는 대리만족도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ㅎㅎ
라프 디젤은 탁월한 하체 세팅, 디젤 엔진의 토크감, 썩 괜찮은 외관 디자인과 실내 디자인으로 봤을 때 경쟁력이 탁월한 차임이 분명했습니다. 동력 계통의 느슨한 결합과 아쉬운 타이어 세팅 그리고 약간의 소음 그리고 살짝 좁은 듯한 뒷좌석 실내 공간을 제외하면 그리 단점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2010년형에는 블루투스와 USB까지 추가되어 편의성도 더욱 개선된 듯 하니 다음 차 후보로 손색이 없을 듯 싶네요. ^^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라프 디젤의 시승기는 많이 올라와 있는지라 제 시승기에도 특별한 내용은 없습니다. 1시간여의 시승이었고 다녀본 길들이 대체로 차가 좀 많은 편이어서 충분히 즐겨보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1박 2일 정도는 타봐야 이 놈이 어떤 놈이구나 할텐데 말이죠. ^^ 그래도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준 편이라 내심 기분이 좋았습니다. (국산차를 1시간 이상 시승해 본 것은 처음이네요.)
시승차의 트림은 CDX 고급이었습니다. 추가 옵션은 거의 없는 차로 보이고(썬루프와 SESC가 없었음) 2009년형인 관계로 최근 발표된 2010년형과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운전석에 앉으면서 느낀 첫 인상은 실내가 타이트한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대쉬보드나 조수석 콘솔 부분이 앞으로 나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과 버킷 타입 시트의 옆 날개 등이 두툼하여 그런 인상을 주는 듯 싶었습니다. 스티어링휠의 첫 느낌은 스포티한 디자인과 묵직한 저항이 기분 좋게 다가오더군요.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 자체는 전반적으로 이쁜데 군데 군데 노출된 프라스틱 마감들이 고급스러워 보이진 않았습니다. 이는 전시장 실내에서 보던 느낌에 비해 햇살이 강한 실외에서 봤을 때 색상이 더 밝아 보여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준중형에서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대체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Start/Stop 버튼은 디자인이 아쉽더군요. 나름 중요한 기능의 버튼인데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도 그렇고 모양 자체도 흔히 보던 Start/Stop 버튼의 느낌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계기판 디자인은 멋집니다. 은은하게 켜지는 에머랄드 컬러의 조명이 꽤나 고급스럽게 느껴지더군요. 개인적으로 오랜지나 붉은 색 컬러를 좋아하는데도 푸른 색을 보면서 좋다고 느낀 것은 재규어 XF 이후에 처음인 듯 합니다.
시승차에 시동이 걸려 있는데 정차시에는 확실히 디젤차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겔겔겔겔... 5세대 골프 TDI에서 느끼던 소리와 약간 톤이 다른 듯 합니다만 소음 정도는 비슷한 듯 싶더군요. 올림픽대로를 진입하기 전에 잠깐의 시내 주행시에도 약간의 가속만 하면 디젤 소음은 뭍혀 버립니다. 차의 그레이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외부 소음 유입이 좀 있는 편인지라 주행 소음에 엔진 소음이 가려지더군요. 특히 타이어 노면 소음이 은근히 올라옵니다. 이는 타이어를 저소음 타입으로 바꾸면 개선되지 않을까 싶네요.
올림픽대로로 접어들어 잠깐 가속을 해 봤습니다. 터보가 걸리는 시점부터는 시원스래 가속됩니다. 60~80km/h쯤으로 가속하려 했는데 이미 100km/h가 넘더군요. ㅎㅎ 확실히 디젤차들의 토크감은 운전의 재미를 줍니다. 다만 터보가 걸리기 전에는 맥이 좀 빠진 느낌이라 가속하려면 한 두 템포 미리 악셀을 밟아야 됩니다.(디젤 차들이 다 그렇죠?) 차들이 많은 관계로 고속주행이 어려워서 강일IC에서 외곽순환으로 빠졌습니다. 그런데 차가 더 많더라는!! ㅠ.ㅠ;;; 게다가 무슨 공사까지 하는지 바깥 차선이 막혀서 점점 더 차가 많아지더군요.
덕분에 저속 주행을 차분히 해 봤습니다. ㅎㅎ 역시 엔진음은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외부 소음과 섞이면서 들리는 듯 마는 듯 하더군요. 하지만 실제로 차를 사게 된다면 점점 더 들릴지도 모를 일입니다만(첫 시승 때와 몇 번의 시승 후에 느끼는 소음도는 차이가 늘 있더군요) 아무튼 신경이 거슬리는 음은 못 느꼈습니다. 차들 사이에 공간이 생기자 가속을 해 봤는데 160km/h까지 답답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그 이상은 차들 때문에 못 내 봤는데 골프 TDI가 그랬던 것처럼 180km/h 정도는 부담없이 올라갈 듯 합니다.
미션의 굼뜬 반응은 하도 얘기들을 많이 들었는지라 그리 답답하게 안 느껴지더군요. ㅋㅋ 엔진 반응도 그렇고 운전자가 1~2초 정도 미리 생각하고 행동하면 될테니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타고 다니는 차가 구닥다리 차여서 항상 그런 느낌을 받기 때문에 더 친숙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아무튼 제가 운전하게 된다면 아쉬움이 없다곤 못하겠지만 실주행에서 불편함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차후에 이 부분을 개선한다면 더욱 매력적인 차가 될 것은 확실합니다.
차체의 거동은 명성답게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저속 구간의 딴딴한(탄탄함에 비해 살짝 덜 고급스러운?) 느낌에 비해 고속 주행시 롤을 좀 허용하긴 하는데 2차적으로 따라오는 휘청임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약간 더 롤을 억제해 줬으면 싶은데 승차감까지 고려하면 그 정도가 절충점이 아닌가 싶더군요. 가변식 쇽업소버 같은게 없는 이상 이 부분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되는 것이라 호불호는 갈릴 것입니다. 제 취향에는 적절한 듯 보였습니다.
미사리를 지나 팔당대교 밑에서 U턴하는데 약간 속도를 덜 줄이고 진입해 봤더니 타이어에서 스키드음이 비교적 빨리 납니다. 15,000km 정도 주행한 시승차라서 타이어의 상태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생각보다 일찍 다가오더군요. 동승하신 영업사원분께서도 타이어가 내구성은 좋은데 성능은 아쉽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서울쪽으로 진행하다가 약간 속도를 낸 상태에서 급차선 변경을 몇 번 시도해 봤을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브레이크는 초반 답력이 크지 않습니다. 점점 밟을 수록 강해지는 느낌인데 이 점도 맘에 듭니다. 초반에 강하게 걸리고 뒤로는 강도가 늘지 않는 것보다는 이 쪽이 더 감각적으로 좋더군요. 날이 선 브레이크보단 묵직한 브레이크가 일상적인 주행에선 더 신뢰감을 주니까 말이죠. 다만 운전자에 따라서는 이런 세팅을 싫어할 수도 있으니 좋다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고 특성이 그렇다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동승자에 양해를 구하고 의도적으로 약간 급하게 밟아도 보고 빠르게 가다가 신호가 바뀌어 본의 아니게 급하게 밟아보기도 했는데 예상 가능한 정지점이 만족감을 주더군요.
올림픽대로를 빠져 나와 대로 바로 옆 샛길을 따라 가는데 과속방지턱이 여러 번 나오길래 의도적으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지나가 봤습니다.(처음 시승하는 차들은 한 번씩 해 보는데 재밌습니다. ^^) 서스펜션이 물렁거려서 부드럽게 넘는 차들처럼 출렁이진 않고 안정적으로 넘어가긴 하는데 그 느낌이 살짝 거칩니다. 인치업된 제 차가 넘을 때의 느낌과 비교해서는 매끄럽긴 한데 부드럽지 못하고 살짝 튑니다. 고급차들에서 느끼는 투둑~ 이 아니라 약간 더 부딪히는 느낌이 나는 터덕~ 정도라면 이해가 되실려나 모르겠습니다. 뒷좌석에 사람이 있었다면 승차감이 거칠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속도감응식 스티어링이 아니라서 저속과 고속에서도 똑같은 세팅인데 고속에서도 가볍지 않아 맘에 들었습니다. 파지감도 좋은 편이고 약간 작은 크기의 스티어링휠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적당한 느낌이더군요. 스티어링휠에 달린 스위치들은 오른쪽에만 붙어 있는데 이왕이면 왼쪽에도 버튼이 있었으면 싶더군요. 좌우가 대칭이 되질 않으니 뭔가 빠진 차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6세대 골프 TDI처럼 아예 없는 거 보단 덜 허전합니다. ㅋㅋㅋ
시승후에 뒷좌석에 잠시 앉아 봤습니다. 재밌는 것이 가죽시트와 천시트의 쿠션에 차이가 있어서 천시트에 앉았을 때는 제 머리가 천정에 닿지 않는데 가죽시트는 닿는다는 것입니다. 가죽시트를 오래 쓰다 보면 늘어나서 나중에는 천시트와 비슷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덩치 큰 분이 뒤에 자주 타신다면 천시트만 앉아보고 가죽시트를 계약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셔야 겠습니다. 쿠션감 차이의 영향인지 제게는 천시트가 더 아늑한 느낌을 주더군요. 하지만 운전석에서는 가죽시트의 느낌이 더 좋습니다. 천시트는 살짝 더 가라앉는 느낌인데 이 때문에 허벅지에 압력이 좀 더 가해지더군요. 운전자를 위해서는 가죽시트가 좋고 뒷좌석을 위해서는 천시트가 좋은 듯 하던데 천시트로 출고해서 앞좌석만 가죽시트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 봤습니다. ㅋㅋㅋ
라프 디젤의 스티어링휠에도 나름 만족감을 느꼈는데 매장에 전시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 달린 휠도 잡아 봤더니 그 역시 파지감이 의외로 좋더군요. 운전자에게 차에 대한 첫 인상을 좌우하게 만드는 감촉은 스티어링휠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점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하는 국산차들을 보니 꽤 기분이 좋더군요. 이왕이면 설계 및 디자인까지 모두 국내였으면 더 바랄 것이 없었겠지만 GM대우의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있겠죠. 덕분에 독일 기술력의 차(라프는 독일 오펠 디자인)를 타 볼 수 있다는 대리만족도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ㅎㅎ
라프 디젤은 탁월한 하체 세팅, 디젤 엔진의 토크감, 썩 괜찮은 외관 디자인과 실내 디자인으로 봤을 때 경쟁력이 탁월한 차임이 분명했습니다. 동력 계통의 느슨한 결합과 아쉬운 타이어 세팅 그리고 약간의 소음 그리고 살짝 좁은 듯한 뒷좌석 실내 공간을 제외하면 그리 단점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2010년형에는 블루투스와 USB까지 추가되어 편의성도 더욱 개선된 듯 하니 다음 차 후보로 손색이 없을 듯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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