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투싼 ix 시승기

드라이빙필 2010. 2. 1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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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에 고향 가는 길은 무척 즐거웠습니다. 큰 기대하지 않고 매번 신청하던 명절 귀향차량 시승이벤트에서 투싼 ix가 떡하니 당첨되었기 때문이죠. ㅎㅎ 작년에 차를 바꿀까 무척 고민할 때도 고려 대상 중의 하나였고 개인적으로 시승해 보고 싶었던 차였기 때문에 그 기쁨은 더했습니다. 게다가 차를 받고 보니...

최고 그레이드 풀옵션 차량!!! ㅋㅋ 홍보용으로 나오는 차이니 만큼 풀옵션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받기 전에는 2륜 LX20 Premier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차를 받아 보니 기분이 너무 좋더군요. 썬루프에 네비게이션 같은 추가 옵션까지 모두 들어 있었는데 안전사양인 사이트 커튼 에어백은 없는 듯 했습니다. (실제로 없는지는 모르겠으나 B필러와 C필러에 에어백 표시가 없더군요.)

1. 외관


파노라마 썬루프. 일반 썬루프에 비해 넓은 창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스마트키 시스템. 키를 소지한 채로 까만 버튼만 누르면 열리고 닫힙니다. 요즘은 스마트키가 달린 차량들이 많은데 투싼 ix의 경우 LMX20에선 기본, LX20 Premier에는 옵션으로 들어가더군요.

지붕 안테나인데 GPS와 DMB 안테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별로 이쁘진 않더라는.. ㅎㅎ

타이어는 금호 솔루스 KL21 225/55R18입니다. 성능은 어떨지?


2. 실내

운전석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

스티어링휠과 센터페시아 주변.

TPEG 지원되는 네비게이션입니다. 실제 사용해 보니 TPEG이 기대에 비해 맘에 들지 않더군요. 대신 네비에서 구간단속 안내시 평균 속도를 알려 주는 점이 재밌더군요.

서해안 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서해대교 진입전 구간단속 시점입니다.

지도 상단에 평균속도를 보여주더군요. 요즘 네비들은 이 정도는 기본일 듯 싶습니다만 제가 사용중인 네비에는 없는 기능이라 아주 만족스러웠다는... 이런 네비가 있다면 구간단속 끝지점에서 속도를 많이 줄이는(과속은 안했다 해도 왠지 찜찜하니깐 일단 많이 줄이고 보는) 짓을 하지 않아도 되겠더군요. ㅎㅎ

후방 카메라 화면입니다. 예전에는 후방 카메라에 대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이었는데 몇 일간 써보니 어느 순간부터 카메라에 의지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ㅡ.ㅡ 있으면 아주 좋은 옵션인 것은 사실!

듀얼 풀오토 에어컨. 요즘은 좌우 독립식 에어컨이 대세인데 투싼 ix에도 적용이 되어 있더군요. 사용에 익숙치가 않아서 맘에 들게 컨트롤을 하진 못했습니다만 조작법은 쉬운 편이었습니다. 공기정화 장치도 있어서 맘에 들더군요.

앞좌석 열선 시트 스위치인데 2단 조절됩니다. 사진이 흐려서 잘 안보이는데 바로 아래에는 시거잭 2개와 AUX, iPod/USB 단자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시승하는 기간 내내 USB를 안 써봤군요. ^^

하이패스 내장 룸미러입니다. 시승차는 등록된 차가 아닌지라 사용해 보진 못했습니다.

대신 제 차에 있는 하이패스 기기를 임시로 사용했습니다. 원래 타 차량에 사용하는 것은 적절한 사용법이 아니지만 요금은 같으니깐 별 문제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이 상태로 하이패스를 통과 했는데 미처 끄지 못한 룸미러 하이패스가 에러 나는 바람에 무척 찜찜하더군요. 세 군데 정도 통과한 후에야 룸미러 하이패스 끄는 법을 알게 되어 껐는데 나중에 문제가 안되려나 모르겠습니다. 하이패스 통과시 경고등이나 차단기가 내려오진 않았으니 괜찮을거라고 생각이 듭니다만...

조수석 앞에 인쇄된 에어백 표시인데 고급스럽지 못한 느낌이 아쉬웠습니다. 별도의 스티커 형태로 제작하여 붙이는 형태를 많이 봤었는데 내장 프라스틱에 바로 인쇄되어 있는 글씨는 아무래도 단가절감으로 보였습니다.

운전석 스위치들.

계기판 디자인은 스포티합니다. 제 맘에는 들더군요. rpm 게이지 안쪽이 수온계인데 정상치일 때가 저 위치입니다. 제 생각에는 정상치에서 가운데 오도록 설계했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rpm 게이지와 속도계를 기준으로 보면 일상적인 구간이 저 위치라고 해도 이상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블루투스 핸즈프리입니다. 제 차에는 없는 기능이라 별도의 블루투스 핸즈프리를 사용중입니다만 충전하기도 귀찮고 귀에다 꼽고 있는 것도 번거롭던데 차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니 좋더군요.

콘솔 박스에는 별다른 것은 없습니다. 스마트키 홀더만 눈에 띄네요.

조수석 글로브 박스도 썰렁합니다. '나는 고급차가 아니걸랑?' 하고 주장하는 듯 합니다.


썬바이저에는 화장거울이 달려 있는데 거울 커버를 옆으로 젖혀도 조명이 들어오지 않더군요. 고개를 들어 보니 상단에 조명이 있는데 수동식입니다. 다만 끌 때는 썬바이저를 올리면 스위치가 눌려져서 꺼집니다. 반자동 조명 정도로 말할 수 있겠는데 이왕이면 미러 커버와 연동하면 좋겠더군요. 이 것도 단가 절감의 일환?

썬루프 스위치와 실내등.

뒷좌석에도 열선이 있습니다. 고향 다녀오는 길에는 항상 와이프가 뒷좌석에 앉는데 설에는 추워서 고생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주 뜨뜻하게 왕복을 하고 나더니 다음에 차 바꿀 때 필수 옵션으로 선정!! ㅎㅎ 다만 뒷좌석 열선은 스위치를 켜면 20분 후에 자동으로 꺼지더군요. 안전상의 이유일 듯 한데 사람이 앉아 있는데도 꺼져 버리니 추워지면 다시 켜고 또 다시 켜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조명 스위치. AUTO 모드에 놓고 주로 다녔는데 날이 어둑어둑해져도 차폭등(미등)이나 전조등이 켜질 생각을 않더군요. 터널 정도는 들어가 줘야 전조등이 들어오던데 안전을 위해 좀 더 일찍 켜지게 세팅하면 좋을 듯 합니다. 요즘은 낮에 전조등 켜기 운동도 하던데 말이죠.

와이퍼 조절 스위치. 별다른 특징은 없었습니다. 고향 가는 길에 눈이 약간 내려서 조금 사용하긴 했습니다만 특별한 점을 발견하진 못했네요. 새 차라서 그런지 와이퍼 마찰음이 안 들려서 기분 좋았습니다. (제 차는 뿌득뿌득.. ㅋㅋ)

스티어링 휠의 오디오 조절 스위치.

핸즈프리 스위치.

음성인식 스위치. 제 말을 잘 못알아 들어서 좀 서운했습니다. ㅋㅋㅋ

계기판 조명 조절 및 4륜 고정 스위치. 이 번에 성묘길에 무등산을 올라갔는데 마침 도로에 아침에 온 눈이 쌓여 있더군요. 4륜으로 고정하고 가 봤는데 왠지 든든하더라는.. ^^ 다만 4륜 모드가 상시 4륜이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30km/h 이하에서만 동작한다고 하니 눈길이나 진흙 같은 비교적 악조건에서 저속으로 운행하는 용도로만 써야되니 말이죠. 눈길을 슬금슬금 올라가는데 헤어핀에 가까운 코너에서는 VDC도 동작하더군요. 내려 오는 길에는 DBC(경사로 저속 주행 장치)를 이용하니 아주 천천히 급경사를 내려가더군요. 제가 차를 사게 되도 평생 몇 번 안 쓸 기능이지만 옵션이 많은 것이 좋긴 하더라는.. ^^

스패어 타이어는 탬퍼러리 타입인데 50mph 이내로만 주행 가능. 한국차인데 왠 마일??? 혹시 안쪽에는 80km/h라고 쓰여 있을지도?

저도 새 차를 사야 이런 것도 받아보는데.. ㅠ.ㅠ;;;


3. 주행 소감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져오던 차라 기대감을 가지고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대리점에서 집까지 끌고 오는 동안에 느낀 첫 인상은 서스펜션 세팅이 무척 하드하다는 것입니다. 과거 일반적인 SUV라고 하면 오프로드 주행에 맞춘 듯한 심하게 출렁거리는 몸놀림이 떠오르죠. 코너링은 고사하고 피칭과 노즈 다운만으로도 탑승자의 위가 역류하게 만드는 그 몸짓은 제게 심한 거부감을 주었었습니다. 수입차들을 다양하게 시승해 보면서 SUV라는 차의 종류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국산 SUV에서도 그런 하체 세팅을 가지는 날을 상상해 보곤 했었는데 최근 현대 차종들은 그러한 변화의 모습들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투싼 ix는 노면이 고르지 못한 도로에서 승차감이 무척 거칩니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턱턱거리는 모양새가 매끄럽고 탄탄한 느낌보다는 아직 덜 숙성된 혹은 길이 덜든 차체처럼 느끼게 만들더군요. 날씨 때문에 아직도 도로 곳곳에는 패인 자국이 많은데 그런 곳을 지나갈 때면 탑승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시내 주행을 주로 하는 분이라면 시승은 필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함께 탑승하신 분들중 한 분께서는 출렁임이 승용차보다 심하다고 하셨는데 이는 출렁임보다는 충격흡수가 부드럽지 못하니 튀는 느낌을 그렇게 생각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 올라가면 그러한 세팅이 꽤 안정감을 주더군요. 온로드 지향의 SUV임을 확연히 보여줍니다. R엔진의 가속력과 아울러 롤을 억제하는 하체 세팅은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급차선 변경에선 어느 정도의 롤이 있지만 스티어링 각도를 최대한 억제하면 세단 못지 않게 매끄러운 주행도 가능하더군요. 외곽순환에서 제2경인고속도로로 빠지는 IC에서 램프를 돌아 나갈 때 약간 스키드음이 들릴 정도로 지나가 봤는데 꽤 안정감이 들었습니다. 차의 한계를 모르니 약간 살살 돌아봤던 것인데 조금 더 해 볼껄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만 더 심하게 하면 마님께 혼나는 상황이었는지라.. ㅋㅋㅋ

투싼 ix의 스티어링 휠은 전동식(MDPS)입니다. 예전에 i30에서 느꼈던 헐렁헐렁하면서도 심히 가벼운 전동식에 실망했던 적이 있었는데 투싼 ix는 생각보다는 고속 주행시 묵직하더군요. 제 취향으로는 무거운 정도가 적당합니다. 물론 제 기준에서 적당하지만 더 가볍거나 더 무거운 스티어링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부담이나 불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진 않습니다. 주차장에서는 가벼운 편이기 때문에 '혹시 속도감응식?' 하고 잠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만 그건 아니고... 아무튼 보통 고속에서 지나치게 가벼워지는 스티어링 휠들과는 다르게 느낌이 괜찮았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저속 주행시 rpm 낮은 구간(대략 ~2,000rpm 정도)에서는 스티어링 휠에 잔진동이 많이 느껴집니다. 비록 디젤 차들이 어느 정도 스티어링 휠 진동을 수반하는 편이긴 하지만 향후 개선됐으면 좋겠습니다.

6단 오토 미션은 차분히 분석해 보질 못했습니다. 다만 R엔진의 토크감을 충분히 살리는 느낌은 아니더군요. 계기판 상에서는 4500rpm부터 레드존이 시작되지만 실제론 4200rpm 정도면 변속이 이뤄지는 것도 그렇고 급가속시 한 템포 느린 반응도 아쉽더군요. 그리고 수동 모드에서 다운시프트를 해도 적극적으로 다운되지 않습니다. 요즘 일부 수입차들에 적용되는 듀얼 클러치 미션과 조합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동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수동 모델을 고르실 테지만 LX20부터는 오토 미션이 기본인지라 선택의 폭이 무척 좁다는 것도 아쉬움이겠지요.

소음은 저가(?) SUV 답게 아쉽습니다. 디젤인지라 저속구간에서 엔진음이 밀려 들어오는 것과 고속주행시 풍절음이 꽤 많이 느껴지던데 차의 그레이드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만 약간 더 개선됐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습니다. 세단으로 치면 준중형급일테니 그 이상 바라는 게 무리일까요? 아무튼 차를 처음 받았을 때는 그저 즐거운 마음에 소음이 귀에 들리지 않았지만 몇 일 동안 운전해 보면서 아쉬움이 느껴졌던 것은 사실입니다. 투싼 ix 바로 전에 타본 차가 6세대 골프 GTD(6세대는 5세대에 비해 소음이 많이 줄었죠)였고 그 전에 타 봤던 SUV가 베라크루즈였던지라 소음도는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약간 더 개선되길 바래 봅니다.

차가 없는 한적한 직선 도로에서 속도를 내 봤습니다.(과속이라고 너무 비난하진 말아 주세요. ㅠ.ㅠ) 180까지는 약간 더디긴 해도 크게 힘들이지 않으면서 올라갔지만 그 이후로는 정말 답답하더군요. 새 차라서 아무래도 길이 덜 든 점도 있을 것이고 보면 나중에는 200km/h까지 어렵지 않게 올릴 수 있게 될 듯 합니다.

공장에서 출고된 차를 바로 받아서 1,100km 조금 안되게 주행해 봤는데 누적연비가 11.6km/L 나왔습니다. 고속도로 주행이 약 800km 정도 될 듯 한데 명절이라서 막히는 구간도 많았고 뻥 뚫린 구간에서는 약간 과속도 했는지라 연비에는 좋지 않은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기대보다는 연비가 낮아서 아쉽긴 했지만 그동안 주행한 상황을 고려해 보면 공식연비가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참고로 80km/h 정속 주행시에는 순간 연비가 17~20km/L 정도에서 왔다 갔다 하더군요.

4륜 오토 모델이라 공인 연비도 그다지 좋지는 않습니다. 2륜 오토는 15.4km/L이고 2륜 수동은 17.4km/L 던데 수동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현대가 개발중인 듀얼 클러치 미션이 빨리 완성되길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4. 맺음말

5박 6일의 긴 시승이었지만 아주 짧게 느껴진 시간들이었습니다. 10분 타보고 차를 느껴보던 수박 겉핥기식 시승이 아니라 평소처럼 운전해 보면서 자연스럽게 눈에 띄는 장점과 단점들이 발견되는 아주 즐거운 시승이었습니다. 훌륭한 성능의 엔진, 다양하고 화려한 옵션들과 편의사양, 꽤 그럴싸한 스타일링까지 어느 덧 훌쩍 성장해 버린 한국 자동차의 위상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하위 모델에서 느낄 수 있는 소음과 싸 보이는 인테리어 그리고 차체 곳곳의 철판들 사이에 보이는 단차들은 자동차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했습니다.



향후 제가 투싼 ix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혹시 사게 된다면 2륜 LMX20에 썬루프만 넣고 싶습니다. 4륜은 아무래도 사용할 기회가 적거니와 상시 4륜도 아니면서 무게만 증가하니 가속력 저하 및 연비 하락의 원인이 되니까요. 소음대책이 좀 더 강화되고 엔진을 받쳐줄 듀얼 클러치 미션 그리고 저속에서 좀 더 매끄럽게 받아주는 서스펜션과 함께라면 지름신께서 불시에 오실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보낼 시간이 점점 다가오니 아쉬움도 더 커지네요.

인증샷~~ ㅋㅋ "나 이대로 계속 타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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