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익산 여행

드라이빙필 2009. 4. 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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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다니는 학교가 재량휴일이어서 휴가 내고 바람이나 쐴까 했습니다. 아들에게 네가 가보고 싶은 곳이 어니냐고 했더니 대뜸 "보석박물관이요!" 하더군요. 산에 가도 좀 신기하게 생긴 돌이 있으면 관심을 많이 갖는데 멋진 돌들이 무척 보고 싶었나 봅니다. 서울 근교에 하나쯤 있을 줄 알았더니 왠걸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북 익산에만 있더군요. 보석만 보러 익산까지 가긴 좀 그렇고 이왕 가는김에 몇 군데 더 들려 왔습니다.

먼저 도착한 곳은 미륵사지. 어렴풋이 역사 시간에만 본 기억뿐이고 여행 삼아 가 본 것은 처음인데 상당히 넓은 규모가 의외더군요. 먼 옛날에 얼마나 큰 절이 있었는지 그저 놀랍기만 했습니다.
복원해서 세워 놓은 미륵사지석탑중 동탑입니다. 예산이 부족해서 60억 들여야 할 것을 30억에 지었다고 아쉽다는 말씀을 박물관 선생님께서 하시더군요. 사람이 직접 깎으면 인건비 때문에 60억이 된다는데 어쩔 수 없이 기계로 깎았단 얘길 들으니 좀 인간미가 없어 보이더군요. ㅎㅎ
흔히 우리가 미륵사지석탑으로 알고 있는 반쯤 부서진 서탑은 얼마전 사리함이 발견되어 뉴스에도 나왔었죠. 현재는 붕괴 위험성 때문에 해체되어 복원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2014년쯤 작업이 끝날 거라고 하더군요.
입구 쪽에 있는 박물관은 나오기 전에 들려 봤습니다.
서울에서 왔다는 말을 듣고 선생님께서 저희만을 위해 친절히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원래는 단체로 오신 분들께만 해 준다네요. 차분히 설명을 해 주시는데 뒤이어 단체손님들이 우루루 온 관계로 끝까지 조용하게 감상을 못해서 살짝 아쉬웠지만 하나라도 더 알려 주려고 열심히 설명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했습니다.
미륵사박물관이 도립박물관이다 보니 미륵사지에서 발견되는 국보급 유물들은 모두 국립박물관으로 보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륵사의 유물을 바로 옆에 있는 박물관에서 전시하지 못한다고 하던데 선생님께서는 이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시더군요. 저 또한 미륵사지를 관람하고 박물관에서 유물들을 함께 볼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륵사지를 보고 나니 배가 심하게 고파오더군요. ㅋㅋ 마의 산지로 유명한 익산에서 마요리를 중심으로 하는 한정식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본향'이라는 집인데 인터넷에서 익산 맛집 검색하니 자주 등장하길래 호기심에 가봤습니다.
몇몇 요리들이 제 입맛에는 조금 달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 맛있었습니다. 특히 아들이 무척 좋아하더군요. 지금까지 식당에서 먹어본 음식중에 최고랍니다. ^^ 세 식구 배터지게 먹은 메뉴가 선화공주 2인 스페셜이었는데 3만5천원이었습니다.

배를 채우고는 왕궁리 유적지로 향했습니다. 벚꽃이 멋지게 피어 있더군요. 전군간 도로까지 가기가 좀 그래서 포기했었는데 여기 있는 벚꽃과 익산 시내 곳곳에 핀 벚꽃들로도 즐겁게 구경했습니다.
5층석탑 근처는 공사중이더군요. 아래는 박물관인데 아내와 아들이 조금 피곤해 하는 듯 하여 들어가 보지 않고 바로 오늘의 최종목적지이지 메인 이벤트(?)인 보석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보석박물관에 도착하여 입장하려는데 수학여행인지 단체로 학생들이 뒤이어 들어 오더군요. 그래서 한산한 화석박물관을 먼저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관람객이 거의 없는 화석박물관은 조금 쓸쓸하긴 했지만 재밌게 관람을 마치고 다시 보석박물관으로 가 보니 단체관람객들이 많이 빠졌더군요.
천연진주인데 무려 3억 5천만원짜리! 휴~

당일치기 여행이라 비교적 여유롭게 구경하진 못했지만 무척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보석박물관에서 나오면서 아들에게 조그마한 자수정 원석을 하나 사줬는데 어찌나 기뻐하던지 제 마음도 아주 좋았습니다. 예상보다 날씨가 더워서 조금 힘들었는데 저녁때 상경하는 길에는 안성부터 기흥까지 막혀서 더 힘들더군요. 하지만 간만에 식구들과 바람을 쑀더니 머리가 좀 맑아진 느낌입니다. 오늘은 월요일. 또 힘찬 하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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