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 IT

My PC Story (7)

드라이빙필 2008. 7. 1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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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애슬론XP에서는 CPU의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다만 인텔 계열을 사용하는데 비해 별다른 장점을 느끼기 힘들었다. 가격대성능비를 제외한다면 어떤 매력이 있다고 해야할런지 명쾌하게 답변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64비트 CPU에 대해 인텔은 x86과의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고 아이테니엄을 만들었고 AMD에서는 x86-64라는 확장판으로 내 놓으면서 AMD가 차별화되기 시작했다.

이 때 등장한 CPU가 애슬론64. 난로라고 불렸던 펜티엄4를 가지고 인텔이 삽질하고 있을 때 CPU 전원관리 기능을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저전력 저발열 특성이 갖게 된 애슬론64는 인텔에 비해 앞서가는 CPU였다. 그리고 내게 있어 CPU 사용률에 따라 전압과 클럭이 조절되는 Cool&Quiet는 참 매력적으로 느껴졌었다. 내가 저전력과 무소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이 즈음이었다. 거의 만4년간 애슬론XP를 사용(가장 오래 쓴 CPU!)하면서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으나 애슬론64의 서버 버전인 옵테론의 공동구매가 진행되면서 고집이 꺾이고 말았다.

애슬론64와는 다르게 왠지 옵테론이라 하면 신뢰가 더 간다고 할까? 심리적인 요인 뿐이겠지만 어쨌든 그 이름에 끌렸고 엄청난 공동구매 열기에 치여 겨우 발을 담글 수 있었다. 몇 백개를 공구해도 순식간에 매진되는 옵테론 144를 내 품에 안는 것 만으로도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오버는 무난하게 되어서 기본 전압에서 2.25GHz(기본 클럭은 1.8Hz)로 사용하였다. 약 25% 오버. 4년만의 업그레이드였으니 빨라진 속도감은 짜릿함을 더했다. 이 때 사용한 메인보드는 ASUS A8N-E.

nVidia의 nForce4 Ultra를 사용한 제품인데 기본 쿨러가 유난히 소음으로 인한 불량률이 높았다. 나중에 히트 파이트 구조의 Coolpipe를 사서 바꿔 달아 주었다. 다행스럽게도 이 때까지 소음 문제는 발생하지 않아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이 메인보드는 나중에 고장이 났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A/S를 받아 본 메인보드라서 앞으로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참고로 지금 현재 사용중인 메인보드다.

하지만 옵테론도 오래 가질 못했다. 저렴해진 듀얼코어의 가격은 참기 힘든 유혹의 손길! 옵테론 144가 아직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빨리 팔고 업그레이드 해야 좋겠다는 당위성까지 확보. ^^ 결국 옵테론은 좋은 가격에 시집 보내고 그 자리를 지금 사용중인 CPU, 애슬론64 X2 4200+가 차지하게 되었다. 사실 이 CPU를 빨리 산 데는 939 소켓이 단종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나중에 듀얼코어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CPU만으로는 어렵고 메인보드와 램을 바꿔야 하는 점과 나중에 CPU를 구입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도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이 생각은 맞아 들었고 나중에 가격이 많이 오르게 된 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혼자 뿌듯 해 했다는... ^^

이 전까지는 CPU나 비디오 카드를 사서 오버를 해도 국민 오버 수준의 남들 다 되는 선 이상은 되지 않았었다. 회사 동료 중에는 사기만 하면 오버 짱이 걸리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러고 보면 뽑기 운에 강한 사람이 꼭 있기는 있다. 그런데 나는 평균 수준만 되어도 만족하기 때문에 4200+을 사면서도 별 기대를 안했는데 기분 좋게도 당시 인기가 있었던 BPMW 코드가 걸렸다.

이는 512KB 캐쉬를 쓰는 맨체스터 코어가 아니라 1MB에서 512KB로 캐쉬를 줄인 톨레도 코어였는데 오버가 잘 되는 편이라 일부러 골라서 사는 매니아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택배로 물건을 받고는 가장 기뻐했던 CPU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로 오버는 옵테론과 마찬가지로 25%만 했다. 개인적으로 전압을 올리지 않고 적정선을 찾는 스타일인데 25% 정도가 적당하기도 하고 CPU를 제외한 주변 부품들에 무리를 주지 않는 클럭이라 더 이상 올리지 않은 것이다. 아래의 CPU-Z 캡춰 화면은 Cool&Quiet가 동작하고 있는 상황에서 잡은 것인데 잡는 순간에는 1.75GHz로 나왔다. ^^

싱글 코어에서 듀얼 코어를 옮겨 오자 맨 처음 부딪힌 것은 윈도우 XP의 블루 스크린이었다. 기분 좋게 CPU를 바꿔 끼우고 부팅을 끝내자 잠시후 나오는 블루 스크린은 정말 사람 팔짝 뛰게 만들었다. 블루 스크린을 보고서 CPU가 불량품이 걸린 줄 알고는 이만 저만 낙심한 게 아니었다. 교환을 하게 되면 다시 BPMW 코어가 걸릴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그런데 여기 저기서 자료를 검토해 보니 AMD의 듀얼 코어 옵티마이저가 원인인 듯 했다. 안전모드로 부팅후 옵티마이저를 제거 하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안정적으로 도는 CPU. 듀얼 코어를 위한 이런 저런 세팅들을 추가로 해 주고는 지금까지 잘 쓰고 있다.

프리미어로 가끔 영상 편집을 하는데 듀얼 코어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옵테론에 비해 클럭도 올라간 데다 코어가 두 개다 보니 2.5배 정도는 빨라진 듯 했다. 레스터라이징과 인코딩 작업에서 CPU 점유율이 100%가 될 때는 즐거움에 입가에 미소까지.. ^^ 그런데 요샌 보관용 원본 영상을 720p 해상도로 H.264 인코딩하는데 영상 플레이 시간의 5배 정도 걸린다. 10분짜리 영상 인코딩 하면 50분이 걸리니 슬슬 지겨움이 움트기 시작한다. 앞으로 업그레이드를 한다면 인텔의 펜린 계열 쿼드 코어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쿼드 코어 사고 나면 또 옥타 코어를 꿈꾸게 되겠지?

  

   

<계속>

[2007-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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