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로라 아트릭스로 스마트폰 세계에 들어온지도 어언 3년이 다 되어가는 시기에 스마트폰을 바꿀 바에는 태블릿을 하나 사볼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7월에 샤오미의 미패드 출시 소식을 들었습니다. 스펙을 보니 최신 Tegra K1 칩을 사용하여 당시 최고성능이었고 64GB 플래쉬 모델 기준 30만원도 안되는 가격은 아주 매력적이더군요.
국내 판매는 안하는 제품이다 보니 중국쪽에 사업을 하시는 지인께 부탁을 드려 지난 달에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한 달 정도 사용해 보면서 느낀 생각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이미 많이 봤을 모양일텐데 디자인은 심플합니다. 개인적인 취향에는 깔끔하니 좋네요. 샤오미 특유(?)의 애플 따라하기는 그 회사 컨셉이니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너무 대놓고 배낀 느낌은 듭니다. ㅎㅎ
케이스나 액정보호필름은 안 사고 버텨볼 생각이었는데 뒷면 플라스틱 커버 부분의 광택 재질이기도 하고 손에 땀이 많은 제가 손에 들고 사용할 때 많이 불편하더군요. 나온지 얼마 안됐고 국내 정식 발매가 안되는 제품이라 케이스가 수입된게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한 가지 모델이 보여서 구매했습니다.
장착 샷. 평범한 품질의 평범한 스탠드형 다이어리 케이스입니다. 걍 무난합니다.
샤오미의 기본 런처인 MIUI입니다. 예전에 커스텀롬을 모토글램에 올려서 잠깐 써 본 적이 있었는대 이게 기본으로 깔린 제품을 지금 와서 다시 써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ㅎㅎ 참고로 화면 맨 왼쪽 상단에 Play 스토어가 있는데 수동으로 설치한 것입니다. 샤오미 제품들이 모두 다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샤오미 마켓이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고 구글 앱들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직접 설치해야 되서 약간 번거롭습니다만 구글링하면 설치 방법이 잘 나와 있더군요.
그리고 한국어를 정식 지원하지 않는 제품이다 보니 무엇보다 가장 먼저 할 일이 한글 패치였는데 다행스럽게도 안드로이드 커뮤니티에 관련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기도 하고 한 방에 한글 패치가 가능한 유틸리티까지 만들어져 있어서 손쉽게 한글 패치된 롬파일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한글 패치된 롬을 사용하면 시스템 업데이트가 불가능합니다. 업데이트를 해버리면 한글 패치가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매번 한글 패치 롬을 만들어서 업데이트해야 되는 불편함이 있더군요. (MIUI는 매주 금요일에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매번 한글 패치를 하려면 번거롭습니다. ㅡ.ㅡ) 하지만 조만간 출시될 MIUI V6에서는 한국어가 공식 지원된다고 하니 그런 불편함도 과거의 추억이 될 날이 멀지 않았네요. ^^
참고로 펌웨어 업데이트 관련해서 추가로 언급할 내용 하나는 샤오미가 커스텀 롬(MIUI)의 제작자들이다 보니 펌웨어 업데이트하기에 참 편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부팅시에 리커버리를 불러내서 펌업이 가능한 것도 물론이거니와 두 가지 버전을 따로 기록할 수 있어서 혹시나 펌업이 잘못됐을 때 기존 펌웨어로 부팅이 가능하다 보니 아주 맘편히 새 펌웨어를 올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순정 펌웨어와 한글 패치 펌웨어 사이에 동작상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기도 편리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MIUI의 홈런처는 몇 일간 써보면서 적응해 보려고 노력을 해도 편리하지가 않고 제 맘대로 화면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것도 한계가 느껴지더군요. 게다가 위젯 추가 기능이 먹통인 버그(?)가 있기도 해서 결국 아트릭스에서 사용하던 GO 런처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GO 런처를 사용하니 요런 메시지가 가끔 뜹니다.
Play 스토어에 올라와 있는 GO 런처와 샤오미 마켓에 올라와 있는 버전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인데 그 것도 모르고 넙죽 업데이트 했더니 구버전... 그것도 한참 오래된.. ㅡ,.ㅡ 덕분에 시간 들여서 열심히 세팅했던 화면 설정들 모두 날아가서 재설치. ㅠ.ㅠ;;; 별 게 다 속을 썩이네요.
미패드를 갖기 전부터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 고해상도(2048x1536) 화면입니다. 특히 16:9가 아닌 4:3 해상도는 문서 보는데 최적이거든요. PDF 문서나 오피스 문서들 몇 개 띄워 보니 깨알같은 글씨가 선명히 보입니다. 여기에서는 그 느낌을 전달할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보면서 가장 부러웠던 부분인데 역시나 아주 만족스럽니다. 꼭 고해상도가 필요치 않은 경우에도 글씨 자체가 미려해서 깔끔한 느낌을 줍니다. 스마트폰으로 웹서핑하다 보면 답답해서 PC 켠 적이 많은데 고해상도 태블릿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더군요.
4:3 화면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특히 영화 볼 때는 블랙바가 많이 생겨서 조금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Tegra K1의 동영상 재생 능력은 탁월합니다. H.265 영상까지 H/W 디코딩이 가능하더군요. 비트 레이트가 높은 파일까지 몇 개 돌려 봤는데 전혀 끊김 없이 부드러운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해상도가 높다 보니 유튜브에 고해상도 선택이 가능해서 좋더군요. 화면의 가로 해상도가 2048이므로 16:9 기준으로는 1152p이므로 1440p까지는 좀 오버인거 같고 1080p로 시청만 해도 720p 대비 아주 선명합니다.
앱 호환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많은 편입니다. 다음지도의 경우에는 아예 실행이 안되고 태블릿의 고해상도를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고 4:3 비율에서 엉망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은행 원터치 뱅킹 태블릿용인데 앱 자체가 갤럭시 계열 특정 모델만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솔직히 불만은 없습니다만 아예 사용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틀어지는 건 아쉬움이 남네요. 시원한 화면에서 인터넷 뱅킹 좀 편하게 해보려던 저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ㅠ.ㅠ
공식 한글화가 아니다 보니 몇 군데 중국어 문장이 보입니다. 그리고 시계 앱은 있는데 딱 시계 기능만 하고 알람이라던가 스톱워치 같은 부가 기능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MIUI의 개발 취지가 심플함일 것으로 추정합니다만 심플해도 너무 심플한 느낌? ㅎㅎ 이런 건 앱을 추가로 깔아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니 불만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고 걍 그렇다는 정도입니다. ^^
한 달 정도 샤오미 미패드를 쓰면서 느낀 점은 중국제라고 무시하던 시절은 끝났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아직 중국 내수 시장만을 위한 제품과 월드와이드 모델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순 없겠지만 최소한 하드웨어적인 품질과 가격적인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슷한 시기에 홍콩판 갤탭S 8.4를 구매하신 지인 덕분에 잠시 사용해 봤는데 확실히 디자인의 고급감과 SW의 안정성 그리고 화면 품질은 차이가 확실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라는 장점이 명확하다 보니 국내에 정식 출시된다면 참 재밌는 싸움이 되겠다는 생각도 한편으로 들더군요.
국내의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이 너무 삼성에 편중화 되어 있다 보니 소비자들은 다양한 물건을 써 볼 기회를 강제를 박탈 당하는 느낌인데 제품의 좋고 나쁘고를 떠나 경쟁력 있는 제품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컴퓨터 / IT' 카테고리의 다른 글
ASUS STARWARS 2014 (2) | 2014.10.30 |
---|---|
옵티머스 LTE3 (3) | 2014.09.15 |
강원전자 NM-SSC3 (5) | 2014.07.09 |
멀티부스트를 이용한 노트북 업그레이드 (6) | 2014.03.02 |
시소닉 P-660 vs X-660 (2) | 2013.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