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용자들이 많이 기다려 오던 Firefox 3가 나왔습니다. 예전에 회사 PC의 IE6가 좀 이상해서 잠시 동안 Firefox 2를 쓴 적이 있습니다. 빠릿 빠릿한 속도에 반하고 탭 브라우징 등 다양한 편리성에 즐거움을 줬었죠. 하지만 IE 친화적인(ActiveX 남발하는) 국내 사이트들 앞에 사용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IE Toy 같은 편리한 플러그인도 있지만 사이트에 따라 구분해서 써야 되는 것이 싫더군요. 지금이라도 호환성 문제만 없다면 당장이라도 써 보고 싶습니다만 현실은 답답합니다. 그리고 윈도우 비스타가 출시된지도 어언 1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이번 달을 끝으로 XP는 단종됩니다. 그런데 아직도 비스타는 환영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메이플스토리 같은 게임들도 그렇고 ActiveX 사용을 포기하지 않은 사이트들도 여전합니다.
오늘자 전자신문을 보니 기업들에서 사용하는 자체 개발 프로그램들이 아직도 XP에만 맞춰져 있어 다음 달부터 새로 구매하는 PC들에 설치되어 있을 비스타에 대해 기업들이 난감해 하고 있답니다. 짧은 생각으로는 '1년반 동안 뭐했나?'. 비스타가 처음 나왔을 때 인터넷 뱅킹 때문에 난리가 났었으나 지금도 여전히 땜빵식 해결책만 있을 뿐 여전히 ActiveX가 남발하는 것 보면 기업 전산 담당자나 책임자들이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나 봅니다. 누가 총대를 메고서 바꾼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레이저 프린터 제조 회사에서 근무해 보면서 느꼈던 점도 기업 전산 담당자들이 변화를 극도로 싫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DOS나 윈도우 3.1 시절 사용하던 KS 에뮬레이션 같은 것들도 윈도우 95가 나온 후에도 끈질기게 살아 남았으며 오히려 윈도우 프린팅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인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던지 어떻게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 방법을 찾고 찾던 모습들을 많이 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그러한 점들이 발목을 잡혀 프린터 선정에서도 커스터마이징이 필수가 되고 프린터 제조사들은 기업별로 다른 펌웨어를 제작하여 납품하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비스타를 다시 써 보기 시작한지 몇 주가 지났습니다만 작년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진 듯 합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나 하드웨어들이 비스타를 지원하고 있고 불편한 점들도 사용자들의 지식들이 많이 쌓여서 좋은 방법이나 팁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들에게 비스타를 권할 수 있냐? 하면 좀 어려운 문제입니다. 특히 기업들의 경우 PC 사용에 대한(주로 OS) 사원 교육이 따라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호환성 문제가 발견되면 전산 담당자들은 매일 야근에 시달릴 것입니다. (문제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비상근무체제가 가동되겠죠? ㅡ.ㅡ)
전자신문 기사의 마지막에 인용된 내용을 보면 XP의 단종이 MS의 입지를 좁힐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게 MS만 걱정할 일일 뿐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MS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는 관련 시장에 다른 솔루션들이 기지개를 펼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ActiveX 같은 경우 대체 솔루션이 있다면 적극 활용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대체 솔루션들이 Firefox 같은 다른 브라우저에서도 사용에 문제가 없고 Linux나 MacOS 같은 타 OS에서도 동작에 문제가 없는 것들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싶습니다. 제가 잘은 모르겠지만 Java 같은 경우가 대안이 될 수 있을텐데 주변에서 Java 엔지니어를 소개시켜 달라는 얘기가 가끔 나오는 걸 보면 인력이 충분하지는 않나 봅니다. (저도 이 때문에 잠시동안 Java 책 사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ㅋㅋ)
요점은 XP 단종과 맞물려 우리 나라의 웹 환경과 프로그램들이 변화를 맞이 했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사용자의 PC에 자꾸 뭔가를 설치해서 안정성을 해치거나 불편을 초래하는 방법에서 벗어났으면 합니다. 그동안 지나치게 편중된 MS 친화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다양한 환경이 존재하길 바랍니다.
[200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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