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 IT

D-Link DIR-655의 USB 프린터 공유

드라이빙필 2010. 6. 8. 00:08
반응형
얼마전 지인의 사무실에 인터넷 전화를 설치했는데 통신사에서 제공해준 공유기가 생기다 보니 필요가 없어진 공유기(D-Link DIR-655)를 얻어 왔습니다. 두 공유기를 이중으로 사용하고 계시던 것을 하나로 통합해 드리고 분리한 것이죠. 몇 년전 사무실 오픈할 때 제가 설치해 드렸던 공유기였는데 다시 만나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통신사에서 준 공유기는 ipTIME 604M이었는데 DIR-655보다는 등급이 낮은 모델입니다만 DIR-655가 드물게(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세팅이 리셋되는 증상이 있어서 요 넘을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하얀색이라서 그런지 때가 좀 타긴 했지만 디자인은 깔끔하니 예쁩니다. 11n 초창기에 기가비트까지 지원하는 공유기가 거의 없던 시절에 독보적인 존재였었죠. 단지 기가비트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NAT 성능도 꽤 괜찮습니다. (참고: Router Performance Comparison Charts - Total Simultaneous Throughput)

구형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양방향 동시 쓰루풋이 254Mbps가 나옵니다. 국내에 정식 수입되는 모델중에는 아직도 이 모델보다 빠른 모델이 드문데 아마 D-Link DIR-825 정도가 유일할 것입니다. 국내에 수입되는 DIR-825의 리비전을 확인해 보니 337Mbps를 기록한 A1이 아니라 228.5Mbps로 속도가 떨어진 B2더군요. (내용 수정: 2010-06-14)

기존에 제가 사용중이던 ipTIME 604를 단자함에서 꺼내고 대신 DIR-655를 집어 넣었습니다. 604보다는 열이 살짝 더 나는 듯 하여 소비전력을 측정해 보니 3.8W인 604에 비해 655는 6.3W 정도더군요. 한 달 사용시 전기료 4~5백원 차이날 듯 한데 기가비트 공유기이고 약간 더 구형칩이라는 걸 고려하면 충분히 수긍이 가는 전력입니다. 발열이 약간 더 있다 보니 여름에 단자함에서 잘 버틸지 살짝 걱정은 됩니다만 지켜보면 알게 되겠죠. ^^

PC를 켜서 확인해 보니 기가비트 공유기인데도 100Mbps로 연결이 되더군요. 좀 실망하면서 자료를 검토해 보니 제 무지가 뽀록났습니다. ㅡ.ㅡ 예전에 단자함 배선 작업을 할 때 랜선의 4가닥만 연결했었습니다. (파란 원) 이렇게만 연결하면 아무 문제 없는 줄 알았는데 기가비트 이더넷은 8가닥을 모두 사용해야 하더군요.(이제서야 알았다는.. ㅎㅎ) 그리고 아파트에 시공된 선재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CAT 5e인데 기가비트에는 사용이 가능한 최소한의 규격입니다. 저는 일단 꼭 기가비트가 필요한 두 대의 PC만 8가닥으로 연결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빨간 원처럼 배선을 했더니 그제서야 1Gbps로 연결이 되더군요.

DIR-655에는 IP 공유기능 외에도 재밌는 기능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USB 기기 공유(SharePort)입니다. 공유기 뒷 편에 USB 단자(위 사진의 초록색 부분)가 하나 있는데 여기에 프린터나 저장장치를 연결하면 네트워크상의 모든 PC에서 이 들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저희 집에서는 복합기가 한 대 있는데 이를 공유해서 사용하면 좋겠다 싶더군요. 기존에는 PC 한 대에 붙여 놓고 공유해서 쓰는 식이라 인쇄하려면 꼭 그 PC를 켜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노트북을 주로 쓰는 와이프가 번거로워 하더군요. 저는 애처가라 바로 실행에 들어갔다는... ㅎㅎㅎ

단자함을 통해 프린터를 공유기와 연결하기 위해 간단한 케이블을 제작했습니다. 건너방 아웃렛에 연결할 암놈 커넥터(상)와 단자함 내부에 연결할 숫놈 커넥터(하). 회사에서 한가한 시간에 짬을 내서 낑낑대며 만들었습니다. ㅎㅎ 만들면서 걱정이 들었던 것은 USB 표준 케이블 규격이 5m 이내라는 것이었습니다.

단자함이 들어 있는 벽의 바로 맞은 편에 있는 방이라서 가능할 것 같긴 했지만 벽내 배선을 정확히 모르니 말이죠. 게다가 USB 케이블은 피복을 벗겨 보니 알루미늄 포일 실드에 그라운드 심선이 겉을 감싸고 있어서 노이즈에 대한 저항성이 비교적 높은 케이블이던데 CAT5e 선재는 그보다는 성능이 떨어지는 구조이니 더욱 가능성은 낮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655의 펌웨어를 확인해 보니 SharePort를 지원하지 않는 구버전이길래 한국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으나 최신 펌웨어가 없어서 미국 사이트에서 최신 버전(1.34NA)을 받아 업데이트하였습니다. Setup 메뉴의 USB Settings에서 USB type을 Shareport로만 지정해 주면 됩니다. (펌웨어 기본값이니 확인만 하면 될 듯)

SharePort 유틸리티도 함께 다운 받은 후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설치해 보니 다행히도 인식되더군요. (빙고!!! ㅎㅎ) 인쇄는 물론 스캐닝도 잘 되었습니다. 전에 시험삼아 회사에 655를 설치하고 몇 일 써 본 적이 있었는데 삼성 레이저 복합기가 인쇄는 잘되지만 스캐닝하면 연결이 끊겨 버리던데 F735는 다행이 잘 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XP에서는 SharePort 유틸리티가 아무 문제없이 잘 동작하는데 윈7에서는 방화벽 설정에 문제가 있습니다. 설치시에 방화벽 포트를 여는 과정이 있는데 윈7의 방화벽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듯 합니다. 제어판의 방화벽에 들어가서 "SharePort Utility"와 "SXUPTP"를 자신의 네트워크 환경에 맞게 '홈/회사' 또는 '공용'에 체크를 해 주면 됩니다.

시험 인쇄 한 번 날려 봅니다. ㅎㅎ 공유기 하나 바꾸니 집안의 PC 환경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기가비트로 연결되어 고속 파일 전송이 가능해졌고 프린터의 공유도 간편해졌으니 여러모로 만족도가 높네요. 간만에 즐거운 득템이었습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