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그 PC에 원래는 정품 윈도우가 깔려 있었다는 겁니다. 예전에 PC에 문제가 생겨서 부팅이 안된 적이 있었는데 제가 명절때 들려 PC 구입시 제공되는 정품 CD로 설치하고 업데이트 등등 기본적인 작업을 해 주고 왔었죠. 그런데 이 번에 가서 보니 완전히 다른 해적판이 깔려 있는게 아닙니까? 아마도 또 문제가 발생하자 누군가를 불러서 윈도우를 새로 설치한 듯 합니다. 흔히들 얘기하는 만능 AS용 버전 정도가 아닐까 싶더군요.
이런 경험이 2~3년 전에도 한 번 있었습니다. 그 때는 부팅시 고스트 메뉴가 뜨면서 쉽게 C 드라이브를 복원할 수 있게 해 놓았던데 이렇게 만들어 놓고 간 분도 결국 멀쩡한 정품 윈도우 놔두고 불법복제본을 깔아 놨던 것입니다. 언뜻 보면 PC에 문제가 생겼을 때 쉽게 윈도우를 복원할 수 있게 해 놓은 것이지만 조카는 이런 복원 작업을 PC가 조금만 이상해도 사용하곤 했다고 하더군요. 뭔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하면 PC가 원래대로 돌아온다.. 이 정도로만 알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놀랬던 것은 리스토어 중에 PC를 껐다 켠 적도 있답니다. ㅎㅎㅎ (초딩 조카가 뭔 잘못이 있겠습니까? 그렇게 깔아 놓고 아무 얘기도 안해준 사람이 문제겠죠. ㅡ.ㅡ)
이런 해적판을 깔아 놓는 것까지는 이해한다 칩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백신조차도 안 깔려 있더군요. 무료 백신 깔아주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리고 백신이 안깔려 있는데도 붉은 색 방패 로고가 트레이 아이콘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보안 설정도 다 꺼놨구나 싶어서 보안 센터에 들어가 보니 이렇더군요.
시스템 보안에 관련된 세팅은 전부 꺼 놨습니다. ㅡ.ㅡ 이건 순전히 AS 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기능 다 죽여 놓고 이상하게 만들어진 XP 환경입니다. 돈 받고 깔아 주는 동네 컴수리점들도 이렇게 깔아 주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최소한 백신 하나만 깔아 놨더라도 짜증이 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DDoS때문에 난리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백신을 깐 후에 검사 해 보니 다행히도 바이러스는 하나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언제든지 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환경에서 PC를 사용하게 만들어 놨다는 것이 너무나도 무책임해 보이더군요. 백신으로 바이러스 하나 잡고 인터넷을 잠시 쓰고 있었더니 "작은 아빠가 컴터만 쓰면 빨라져요!" 이러더군요. 아무래도 그 바이러스가 뭔가 영향을 주고 있었나 봅니다. 저를 보자마자 게임하는데 자꾸 랙걸린다면서 고쳐달라고 했었는데.. ㅋㅋ
결국 모든 기능 다 켜 놓고 백신도 깔아 주고 왔습니다. 시간이 넉넉하면 막아 놓은 자동 업데이트 덕분에 깔리지 않은 중요 업데이트라도 설치해 주고 오고 싶었지만 서울에 다시 올라와야 하는지라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자동 업데이트를 켜 놨으니 중요 업데이트는 앞으로 자동으로 깔릴 것이고 조금이나마 안심입니다.
나름 컴퓨터 좀 만진다는 분들은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지인들이 많을 것입니다. 요즘처럼 인터넷 사용이 PC 사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환경에서는 바이러스나 악성 코드에 많이 노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PC에 문제가 생기는 분들도 정말 많죠. 이럴 때 멀쩡한 정품 사용자들에게 선심 쓰듯 불법 복제본을 설치해 주는 것도 모자라 사용자의 의지와는 다르게 이상한 세팅으로 설정해 놓고 저렇게 보안에 취약한 상태로 만들어 놓는 것은 범죄 행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돈받고 불법 윈도우 깔아주는 AS맨들.. 각성해야 합니다.
자신의 컴퓨터 지식을 남에게 공유할 때는 최소한의 책임감을 가지고 했으면 합니다. 싸질러 놓은 거 뒤에서 뒤치닥거리 하는 사람의 하소연이었습니다. 제발 좀 부탁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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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락 2009.07.13 01:45
집사람이 컴퓨터 안 배우는 가장 큰 이유
옆에 이야기 하면 바로 해결해주는 사람 있는데 왜 배워?
ㅡ,.ㅡ
[그렇다고 제가 고수라는 이야기는 아니구요...ㅋㅋ] -
무락 2009.07.13 01:51
조카가 뭘 좀 아는 군요. ㅎㅎㅎ
"칭찬은 고래....작은 아빠....를 춤추게 한다 "
시간만 있었으면, 정말 "모든걸" 다 해주고 오셨을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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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tree 2009.08.04 03:13
백신을 안 깔아준 이유... (더 나쁘게 말하면)
백신을 안 깔아서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또 자기를 불러 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
맨날 티비에 양복입고 나오는 기름기 좔좔 흐르는 사람들부터가
사기를 쳐먹으니.. 오죽하겠습니까... 쩝.. -
쥐박 2009.08.06 07:51
정작 조카는 게임 렉 걸린다네요.. 컴사양이 어찌되는지 모르지만 VGA 업글을 해주던가, A/S 기사는 렉으로 방문했는데 컴사양은 느리고 돈쓸 생각은 없는 듯하고, 스누피 마이크로 정도 깔고 체감 성능 위해 백신 및 보안설정 건들고 갔을수 있네요..
사람들 특히 자신이 조금만 아는 부분이 있으면 그게 전부인 듯, 컴터 기사는 다 사기꾼인 듯, 하지만 웃기는 건
병원가서 감기약 처방받고도 감기 안떨어지는 건 왜 의사한테 가서 안따지는지? 정비소가서 엔진까야되요.. 하면 지 능력으로 까볼수 없으니 기본 공임 있는거지요..
사기라 말하는 한가지 예를 볼까요? 부팅불가로 A/S 요청하여 양심 것 메몰 지우개질 해주고 출장 및 기본점검비 20,000 원 청구하니 5분도 안걸리는 거 뭐 했다고 20,000 원?? 이 지랄들 합니다..
쥐새끼만 탓하지 말고 세상 어찌 돌아가는 지.. 니가 먹구 살려면 남두 좀 먹구 살아야 한다는 생각들 좀 쳐하구 살길빕니다..-
드라이빙필 2009.08.06 09:11 신고
흥분하실 필요 없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인건비 이런 거에 대해 따진 글은 없거든요.
저도 일한 만큼 정당한 댓가 특히 인건비는 지불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말씀하신 내용들중 일부를 보면 다분이 추측성으로 비난하신 것 같습니다.
게임 랙은 조카가 언급한 것인데 그것 때문에 윈도우를 재설치한 것이 아니라 부팅불가 때문이었습니다.
조카가 빨라졌다고 한 것은 제가 바이러스 검색해 준 후 인터넷을 써보면서 한 말이구요.
사실 게임을 하기에 적합한 시스템도 아니기 때문에 저는 게임 랙을 조치해 주거나 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본문에 그러한 내용을 자세히 적지 않았기 때문에 오해의 여지가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리고 이미 정품 윈도우가 있는 사람에게 스누피 마이크로 같은 튠된 윈도우를 설치해 준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합니다. 이건 순전히 제 의견이므로 서로 견해차이가 있을 수 있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체감 성능 때문에 저렇게 보안세팅을 해 줬을 수 있다고 하신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XP처럼 보안문제에 노출되기 쉬운 OS에서 단지 약간의 속도향상을 위해 보안을 전부 해제하는 것은
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렵네요. 설치해 주신 분이 가까이에 살면서 자주 살펴봐 줄 수 있다면 모르지만요.
모쪼록 제가 본문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포인트를 잘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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