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강원도 여행

드라이빙필 2008. 10. 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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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를 이제서야 사용하게 되서 그동안 답답해 하는 가족들과 오붓하게 시원한 바람 좀 쐬려고 강원도엘 갔다 왔습니다. 이래 저래 여행은 가끔 다니지만 가족끼리만 간 것은 꽤 오랜만이어서 다들 즐겁고도 느긋한 기분이었네요. 사진 중심으로 2박 3일의 여정을 간단히 적어 보렵니다.

* 첫째날

서울에서 아침에 출발하여 11시경 도착한 점심 식당은 순두부를 전문으로 하는 고향집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출발한 상태라서 아침 점심 겸해서 들린 곳인데 듣던 대로 정말 맛있더군요. 모르고 갔더라면 그냥 지나칠 만한 분위기의 가게 모습인데 두부 맛은 말할 것도 없고 반찬들도 깔끔하더군요. 다음에 강원도 쪽에 또 놀러 가게 되면 다시 들리고 싶은 집입니다.

간판은 눈에 잘 띄게 길가에 있습니다만...

가게 모습은 언뜻 봐서 식당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메뉴는 두부가 주를 이루지만 그 외에도 몇 가지 메뉴가 더 있습니다.

반찬들이 맛있더군요.

모두부입니다. 처음에 이거부터 먹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간수로 만들어서 그런지 그냥 먹어도 싱겁지는 않더군요. 함께 나오는 장에 찍어 먹으니 꽤 간간했습니다. 살짝만 찍어 드셔야 할 듯...

칼칼한 맛이 일품인 두부전골... 그 동안 먹어 봤던 두부전골들보다 확실히 맛있더군요. 국물맛이 기가 막힌데 많이 먹으면 짭니다. 제 입맛에는 살짝 싱거우면 더 좋겠다 싶습니다만 약간 짜게 드시는 분들이라면 최고!


점심을 먹고는 근처의 방태산 휴양림에 들려 봤습니다. 이번 여행 코스에 많은 도움을 주신 형님께서 적극 추천하시길래 들려 봤는데 차분히 등산 코스도 둘러 보고 하면 아주 좋을 듯 하더군요. 저희는 차로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갔다가 잠시 산책하고 나왔는데도 아주 좋더군요. 시간 여유를 가지고 들리면 좋은 곳으로 생각됩니다.



방태산 휴양림을 나와 낙산 해수욕장으로 향했습니다. 여행 일정은 짧은데 꼭 가야할 곳들이 많다 보니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질 못하고 길을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길을 가던중 조침령 터널이란 곳을 지나고 나니 상당한 낙차의 다운힐 코스가 나오더군요. 차량 통행도 거의 없어서 와인딩 좋아하시는 분들은 재밌게 지나가실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덕분에 낙산 가는 길이 아주 즐거웠답니다. ^^


드디어 낙산 해수욕장에 도착... 일부러 이 곳을 들린 이유는 아반떼를 사고 나서 바로 다음 달에 부부가 놀러 갔던 곳이기도 하고 아들 녀석이 좋아하는 바닷가를 가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추억을 되새기면서 편안하게 즐기고 오자는 것이 취지였으니 장소가 좋고 나쁘고는 이유가 되지 않았습니다.

환영한답니다. ㅎㅎ

편광 필터를 쓴 탓도 있지만 리사이즈하면서 오토컨트라스트 보정을 했더니 바다가 지나치게 어둡게 나왔네요. 실제론 이보다 보기 좋은 컬러입니다만... ^^;


처음엔 해수욕장이 한산했었는데 모래성도 쌓고 파도도 보면서 잠시 놀다 보니 어느 틈엔가 동남아 또는 인도 계통의 사람들이 단체 관광을 왔는지 잔뜩 몰려와서 어수선해졌습니다. 약간 아쉬웠지만 느긋한 분위기는 끝났다 싶어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첫 날의 마지막 목적지인 설악산 케이블카에 가려고 했으나 거의 근처에 다다르니 주차하기가 어려운지 차들이 꽤 밀려 있더군요. 기다리면서 하는 여행은 싫어하는 편이라 바로 차를 돌려 콘도로 가기로 했습니다. 비도 살짝 내리고 있었던지라 케이블카 타기엔 좀 아니다 싶기도 했고 말이죠. 결국 마지막날 아침에 들리기로 하고 발 길을 돌렸습니다. 콘도에 들어 갔다가 바로 나온 후 대포항에서 회 사다가 배터지게 먹고는 콘도주변의 호수 공원에서 소화시키느라 진땀 뺐습니다. ㅎㅎ

이틀째 아침에 콘도 주변의 설악산 경치를 촬영해 봤습니다.


두번째 날의 일정은 오로지 설악 워터피아였습니다. 저도 물론 이런 물놀이장을 좋아하긴 합니다만 아들 녀석과 와이프에게 특히 즐거운 곳입니다. 다만 아들 녀석은 안 그렇겠지만 저희 부부는 사람 바글바글한 곳은 질색입니다. 그러다 보니 평일에 일정을 잡았죠. 사람은 적어서 좋았는데 날씨가 좀 흐리고 조금씩이지만 가끔 비도 내려서 오후 늦게는 춥더군요. 아들 녀석은 그래도 퇴장 시간까지 끝까지 버티려고 했지만 이미 아빠 엄마가 지쳐 버렸다는.. ㅡ.ㅡ

뜨뜻한 스파에 몸도 풀고~~ 두 번째 탕에서 자빠져서 무릎이 까졌습니다. ㅠ.ㅠ;;; 덕분에 하루 종일 따끔따끔~

거친 파도에 몸도 맡겨 보고~~ 파도풀에서 신나게 놀다가 거친 파도에 안경알이 빠지는 사태가!!! 바로 잠수해서 찾아 보았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이더군요. 재빨리 손으로 잡으려 했으나 손에 툭 닿는 순간 파도가 덮쳐서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ㅠ.ㅠ 파도가 멈출 때까지 계속 뒤지고 멈춘 후에도 한참을 찾았는데도 안 보여서 포기하려고 하는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아들 녀석이 소리를 지르더군요. "아빠 찾았어!" 속초 시내에 나가서 안경 사야 되나 고민고민하고 있었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아들 키워논 보람있네요. ㅎㅎ

수영장에서 신나게 놀기도 하고... 카메라 방수팩을 유용하게 썼습니다.

아들 녀석은 잠수놀이에 시간가는 줄 모르더라는.. (이 놈이 물 속에서 담배를 피네? ㅋㅋ)

신나는 이틀째가 지나고 마지막 날 집으로 오는 길에 여행은 계속되었습니다. 첫째 날에 가지 못한 설악산 케이블카를 먼저 가려 했으나 쏟아지는 비 때문에 갈 엄두가 안나더군요. 아들 녀석의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발길을 미시령쪽으로 돌렸습니다. 새로 뚤린 좋은 도로를 마다하고 구도로로 향했습니다. 8년전에 눈이 내렸는데 미시령 휴게소 넘어서 시작된 내리막길에서 한바퀴 돈 추억(?)도 있어서 일부러 간 이유도 있습니다. ^^ 그런데 새 길 때문인지 차들도 거의 없고 비도 계속 내리니 꽤 운치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꼬불탕길의 재미도 좋았고요.


이 번에는 홍천에 들러 자연환경연구공원에 가 봤습니다. 저는 건물 하나 있고 근처를 공원식으로 약간 조성해 놓은 정도로 생각하고 갔었는데 도로를 따라 여러 군데의 시설이 있더군요. 규모가 꽤 넓다 보니 전부 다 둘러 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듯 했습니다. 저희는 이번에도 약식으로 입구에 있는 들꽃 전시장과 건물내 전시실만 둘러 보고 나왔습니다.




마지막 여행지로 연화사에 들려 봤습니다. 동양에서 가장 큰 불상이 있다고 하던데 실제로 들려서 보니 상당히 크더군요. 내부에는 7층 높이의 법당이 있습니다. 계단으로 계속 올라가면 꼭대기(아마도 불상의 가슴부위쯤 될 듯 합니다)에 있나 보던데 전기도 꺼져 있고 해서 그냥 왔습니다.

향 하나 사서 소원 빌고 왔습니다. ^^

연화사까지 돌고 나서 마지막 목적지인 다슬기 해장국집에 들렸습니다. 점심시간이 많이 지난 시간(2시 반쯤)인지라 배가 무척 고프던데 다슬기 해장국이 아주 맛있더군요. 첫째 날에 먹었던 손두부만큼의 감동은 아니었지만 나름 괜찮았습니다.

거의 다 먹고 나서 사진찍을 생각을 했다는.. ㅡ,.ㅡ;;; 그래도 다행히 바닥에 아직 남아 있던 다슬기들을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

오랜만의 가족 여행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하루하루 피곤에 지친(술 때문?) 몸으로 잠자리에 들었고 다음 날 아침 일어나기 힘들었지만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 경치 좋은 곳도 많이 봤고 말이죠. 아내가 임신하고 나서 지금 타고 있는 아반떼를 샀었는데 첫 여행지로 선택했던 설악산 근방을 8년이 지난 지금 세상밖으로 나온 아들 녀석과 함께 다시 들려 보니 감회도 새로왔습니다. 요즘 삶이 답답하던 차에 머리가 상쾌해 지는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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