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 IT

잉크젯 회사의 정책 변화?

드라이빙필 2009. 1. 2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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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프린터 사업은 속칭 가루 장사 또는 먹물 장사라고 부른다. 기본이 되는 프린터의 가격은 마진을 줄여 그다지 수익이 나지 않는 상태로 팔면서 소모품인 토너나 잉크 카트리지를 비싸게 받아 남기는 사업이기 때문에 그렇게들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사업 구조 때문에 소비자들은 비싼 정품 토너나 카트리지 대신 재생 또는 리필 제품을 찾기 마련이다.

인쇄 품질은 아무래도 정품에 비해 떨어지는 부분이 있으나 까다롭게 따지지 않는 일반인들로서는 훨씬 저렴한 유지비에 대한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나 또한 그런 연유로 잉크젯을 사용하면서도 정품 카트리지를 사용해 본 경험이 많지 않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레이저 프린터들도 재생 카트리지로 일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HP에서 내 놓는 잉크젯 프린터들을 보면 그 양상이 변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정품 잉크 값은 비싸다는 인식을 잠재울 정도로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가져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극히 일부 모델에 제한된 마케팅이지만 앞으로 많은 수의 모델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시장의 흐름 자체가 바뀔 가능성도 살짝 보인다.

우선 데스크젯 F735 모델을 살펴 보자. 참고로 이 모델은 복합기인데 동일한 잉크 카트리지를 사용하면서 프린팅 기능만 가지고 있는 자매 모델 D730은 2~3만원 정도 저렴하다. 프린터 본체의 가격은 동사의 비슷한 모델에 비해 2만원 정도 비싸 보인다. 하지만 잉크 카트리지 자체가 대용량에 가까운지라 잉크량을 생각해 보면 타당성 있는 가격이라 할 수 있겠다.
본체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잉크값이다. 정품 카트리지의 가격이 7,390원!!!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가격 되겠다. 흑백의 경우 600매 인쇄가 가능하고 컬러의 경우 250매가 가능하다고 한다(참고로 이는 일반적인 5% 인쇄 기준이다). 이 정도면 가히 혁신적인 가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비록 무한잉크 제품들보다야 저렴할 수 없겠지만 인쇄량이 많지 않은 일반 가정의 경우 이 쪽이 더 매력적이라고 판단된다.

인쇄량이 많은 소규모의 사무실이라고 해도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피스젯 시리즈가 그것인데 그 중에서도 파격적인 잉크 가격을 자랑하는 제품이 하나 있다. 바로 K5300se 모델이다. 이 모델은 HP 홈페이지에도 언급되어 있지 않은 모델인데 어떻게 해서 생산되기 시작했는지, 왜 파는 곳이 한군데 밖에 없는지 궁금할 따름이다(현재 글쓴이가 아는 곳이 한군데 뿐인데 혹시 다른 판매처가 있을 수도 있다).
기존 모델인 K5300의 경우에도 비교적 잉크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으나 Special Edition 전용 잉크는 가격이 1/2~1/3로 내려간다. 솔직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존 모델 사용자들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행위로 보이는데 어쨌거나 신규 구매자들에게는 박수를 칠 일이다. 가정용(?) 모델들에 비하면 잉크의 용량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언뜻 비교하기가 어렵지만 검정 카트리지의 경우 3000매를 인쇄할 수 있는 용량인데 가격은 겨우 12,500원!!!! 이 것도 파는 곳이 한 군데 밖에 없어서 가격이 높게 받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판매처가 늘어난다면 1만원 이하로도 판매가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잉크 자체만으로는 무한잉크에 비할 수는 없으나 헤드/잉크 분리형 모델의 특성상 헤드 보호나 AS를 생각했을 때 무한잉크보다 더 매력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정품 잉크를 사용하면서도 유지비 걱정을 덜 수 있는 상황. 1~2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엡손이나 캐논 혹은 삼성 같은 타사의 잉크 가격을 정확히 비교해 보진 않았으나 저 정도의 가격을 제공하는 업체는 없는 것으로 안다. (혹시 아는 분 계시면 댓글로 남겨 주시면 감사~! ^^) 세계적인 불황의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젠 프린터 업체들도 변화하고 있다. 마진을 많이 남겼으나 적은 판매량으로 만족했던 잉크 시장에서 박리다매의 전술을 조금씩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모쪼록 다른 회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 하지만 한 편으론 작금의 경제 위기를 기회로 보고 있을 많은 수의 재생, 리필 그리고 잉크 회사들에게 찬바람이 불게 되지나 않을지 걱정스런 마음도 앞선다. 부디 함께 공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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