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 IT

쿼드 코어의 시대는 아직?

드라이빙필 2008. 10. 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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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게만 느껴졌던 쿼드 코어 CPU의 대중화가 이미 시작되었다. 최저가 모델은 오늘(10월 2일) 기준으로 13만 4천원부터 구매가 가능하다. 물론 이 정도 가격대에서 쿼드 코어의 절대 성능을 느껴보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아무튼 그만큼 쉽게 접근이 가능해 졌다는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러한 가격대는 상상하기 어려웠고 일반 유저들이 쿼드 코어를 쓰게 된다는 어찌 보면 이해가 안 되는 상황까지도 오게 된 것이다. 특정 용도가 아니면 그 효용가치를 느낄 수 없다는 쿼드 코어. 과연 실제로 사용자들에 있어 어떤 의미를 가질까? 과연 쿼드 코어의 성능을 체감할 수는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인터넷을 보니 탐스하드웨어에서 CPU에 대해 노가다 벤치 결과를 포스팅했다. 항상 느끼는 것이만 이런 대량의 벤치마크 작업은 정신 상태가 일반인과 좀 다르지 않고서는 쉽게 범접할 수 없으며 모든 하드웨어를 고루 갖추고 있지 않으면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난감한 작업인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노력에 늘 감사하며 앞으로도 계속 되길 바란다.

벤치마크 작업이 힘들건 말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 결과인데 결과물의 양이 너무 많아서 다 살펴 보기엔 부담스럽고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기준으로 삼을만한) CPU들만 몇 개 추리고 벤치마크 항목도 내가 PC를 사용하면서 자주 사용하게 되거나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항목 몇 개만 간추려 보았다. (이미지 편집때문에 완전 노가다 작업이었다. ㅡ,.ㅡ;;;)

비교를 위해 선정한 CPU는 콘로 및 펜린계열 각각 계열별 동일 클럭의 듀얼 및 쿼드 코어를 선택한 4종의 인텔 CPU이고 이들과 상대적인 성능을 점검하기 위해 AMD 페넘 9850 BE 모델을 추가하였다. 사람마다 CPU 고르는 기준이 다를테니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탐스하드웨어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길 바란다.


 1. Crysis 1650x1050 해상도

크라이시스는 쿼드 코어를 거의 활용하지 못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콘로에서는 그나마 10% 이상 차이를 보여 주고 있는데 펜린에서는 완전히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사실 게임들중 쿼드 코어를 제대로 지원하는 것은 없는 상황이니 지금 당장 게임을 위해 PC를 꾸민다면 펜린 듀얼코어 고클럭 제품을 사는 것이 정답이다. 다만 CPU 의존적인 게임들도 있으니 이 결과 하나만으로 판단하긴 이르며 FPS를 주로 즐기는 유저라면 의미가 있다 하겠다.

콘로와 펜린은 클럭이 다르므로 클럭 차이에 의한 결과 차이라고 보이는데 페넘은 클럭 대비 성능이 다소 떨어지게 나왔다. 비슷한 결과들을 자주 봐왔기 때문에 특이한 내용은 아니며 앞으로 Deneb이 나오게 되면 동일 클럭에서 어느 정도 따라 잡게 될런지 사뭇 궁금하다. 올해 말이 기다려진다.

그리고 앞으로 게임 엔진들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는 모르겠으나 CPU의 의존도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으므로 가까운 미래에 게임에서 쿼드 코어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지는 장담할 수 없어 보인다. 물리연산도 GPU 쪽으로 넘어 가고 GPGPU의 시대가 오면 게임에서 더 많은 부분이 GPU 의존적으로 변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점을 지켜보는 것도 앞으로 흥미로울 것이다.


 2. AVG Anti-Virus 8

무료 백신중 최고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AVG의 바이러스 검색 테스트 결과이다. 여기서는 쿼드 코어의 막강한 성능을 볼 수 있다. 무려 85% 가량의 향상! 또한 페넘이 상당히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도 재밌는 부분이다. 백신 프로그램이 멀티 쓰레딩을 이렇게 잘 지원하는지 미처 몰랐었는데 안티바이러스 엔진도 많이 좋아지고 있나 보다.


 3. DivX 6.8.3

비디오 인코딩 분야는 쿼드 코어가 강점을 잘 드러내는 분야다. 쿼드 코어가 듀얼 코어에 비해 40% 정도의 성능 향상이 있다. 먼저 살펴본 백신 테스트에 비해서는 향상 정도가 미미하긴 해도 꽤 좋은 결과를 보여 줬다. DivX가 앞으로 멀티 코어에 더욱 효율적으로 개선된다면 더 차이를 벌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4. Mainconcept Reference 1.5.1

상업용 인코더로 널리 사용되는 메인컨셉트 제품으로 인코딩을 진행해 본 것이다. 여기선 상당히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 거의 90%에 가까운 향상! 역시 인코딩에는 쿼드 코어가 약이다. 다만 앞으로 GPU들이 인코딩 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면 CPU보단 고성능 비디오 카드를 사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5. Photoshop CS3

포토샾에 있어서 쿼드코어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보여 주는 결과이다. 조만간 CS4가 나올 예정인데 거기서는 좀 개선될지 모르겠으나 일단 CS3에서는 듀얼 코어가 더 낫겠다. 포토샾이 어느 정도로 인텔 친화적인지는 모르겠지만 페넘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6. Premiere Pro CS3

영상편집을 가끔 하는 나로서는 이 결과에 큰 관심이 있었다. 프리미어는 멀티 쓰레딩을 잘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답게 쿼드 코어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 80%가 조금 안되는 차이인데 클럭까지 빠르면 금상첨화! 페넘은 인텔 쿼드 코어들에게 조금 못 미치는 결과를 보였다. CS4 버전이 나온다 해도 이 결과에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7. WinRAR 3.80

최근에 정식 버전이 출시된 WinRAR 3.8의 압축 테스트이다. 멀티 쓰레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답게 쿼드 코어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다. 성능향상은 30% 내외이다. 큰 차이를 보여주진 않지만 쿼드 코어의 존재 의미는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RAR 압축은  ZIP에 비해 압축시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이러한 속도 향상은 반가운 일이다.


 8. WinZip 11

마지막으로 WinZip을 살펴 보자. 결론적으로 WinZip에선 쿼드 코어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집에서 WinZip을 사용중인데 쿼드 코어로 업그레이드하게 되면 WinRAR로 바꾸고 싶어질 것 같다. ㅎㅎ 다만 WinZip의 압축속도가 WinRAR에 비해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구지 바꿀 필요는 없겠지만 말이다.


 *** 결론 ***

쿼드 코어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은 제한적이다. 다만 그 제한이 점점 넓어지고 있으며 성능 또한 개선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듀얼 코어에 비해 30~90% 정도로 성능이 향상되는 어플리케이션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게다가 싱글이나 듀얼 코어만 잘 지원하는 어플리케이션이 CPU를 최대로 사용하는 동안에도 반 이상은 놀고 있으니 다른 작업에 활용 가능할테고 말이다. 비디오 인코딩을 돌리면서 영화를 볼 수도 있고 영상 래스터라이징을 걸어 놓고 게임을 할 수도 있고... ^^

쿼드 코어의 시대는 다가오고 있고 내년에는 왠만한 PC는 다 쿼드 코어가 될텐데 우리가 멀티 코어 CPU 시대에 살면서 PC에게 너무 단순한 일들만 시키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봤으면 한다. 메모리도 그렇고 HDD 용량도 그렇고 오버 퍼포먼스가 난무하는 이 현실에 자신이 어떤 용도로 PC를 쓸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는 혜안과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도 저도 모르겠다면 걍 사라! 인생 뭐 있나? 쏘나타 사서 리밋까지 달리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은가 말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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