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 IT

Dell UltraSharp UP2516D

드라이빙필 2017. 3. 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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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모니터를 하나 샀습니다. 10년 정도 잘 사용해 오던 BTC ZEUS7000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4K 모니터를 사 보려고 거의 한 달 가까이 고민을 했었는데 여러모로 따져 보고 델 UP2516D 모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델 모니터를 한 번도 안 써봐서 호기심도 있었거니와 중소기업 제품 위주로 오랫동안 쓰다 보니(집에 있는 모니터 2대와 TV까지 모두 중소기업 제품) 브랜드 제품을 써 보고 싶다는 욕심도 한 몫 했습니다. 처음에는 4K 모니터 위주로 조사를 했었지만 맘에 드는 제품은 가격이 높거나 아니면 기능적으로 일부 부족한 점이 있다던지 꼭 하나씩 발목을 잡더군요. 그래서 QHD 급으로 눈을 낮췄고 그 중에서 KVM 기능이 내장된 UP2516D가 꽤 마음을 끌었습니다. 


주문한 쇼핑몰에서 사운드바와 HDMI 케이블을 사은품으로 주던데 사운드바는 아들 녀석이 보더니 바로 가로채 갔습니다. 저는 사운드바가 필요없기도 하고 아들은 스피커 없이 PC를 쓰고 있었던지라 예상했던 결과긴 하죠. ㅋㅋㅋ


제우스7000 모델은 테두리가 두껍기도 하고 스피커 내장형이면서 양 쪽으로 사운드 가이드가 있기까지 해서 덩치가 제법 컸었는데 이 놈은 테두리가 상당히 얇아서 더 작아보이기까지 합니다만 대신 화면 크기는 더 크니 시야가 더 꽉 차서 좋네요. 27인치로 샀어도 좋았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KVM이 내장된 모니터다 보니 비디오 케이블 2개 외에 USB 호스트 케이블 2개에 마우스, 모니터 각각 1개씩 포함 하면 PC 두 대 연결을 위해 6개나 필요합니다. 거기다 전원 케이블까지 총 7개가 문어발처럼 지나가네요. ㅎㅎ


메뉴 구성은 대체로 맘에 듭니다. 나름 세세한 기능까지 제공하고 불량 화소를 확인하기 위한 히든 메뉴까지 있던데 저는 이걸 모르고 불량 화소 점검 사이트에 접속해서 확인했었습니다. (하여간 매뉴얼 먼저 보지도 않고 성급하게 설치하는 저의 조급함이란.. ㅎㅎ) 오른쪽 상단에 Energe Use가 나와서 현재 전력소비 정도를 보여줍니다. 별거 아닌데 계측을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에겐 재미를 더하는 기능이네요.


다만 불편한 점이 있는데 비디오 입력(Input Source) 선택 기능은 전용 키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저는 PC 두 대를 연결해서 번갈아 가면서 쓰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포트 변경을 위해서는 메뉴 띄우고 입력 소스 메뉴 누르고 다시 방향 키를 눌러 해당 포트를 지정한 다음 체크 표시 모양으로 생긴 선택 키를 눌러눠야 됩니다. 즉, 포트 하나 바꾸려고 최소한 너댓번은 키를 눌러야 되는 것이죠. Input Source를 Auto로 놓으면 한 쪽 전원이 꺼질 경우 다른 쪽으로 자동으로 넘어가긴 하는데 두 대가 모두 켜져 있을 때는 불편해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처음에 언급했던 KVM 기능은 아주 맘에 듭니다. Input Source에 따라 USB 포트만 지정해 놓으면 Input Source 변경시 자동으로 USB가 옮겨 갑니다. 장지 제거 및 연결 사운드가 자꾸 띠롱띠롱 하는 것이 좀 거슬리긴 합니다만 애교로 봐줄 수 있죠. ^^ 


USB가 내장된 모델이다 보니 소프트웨어를 통해 모니터 제어도 가능합니다. 밝기나 대비 조정같은 간단한 것들 외에 모니터 메뉴에서는 제어할 수 없는 기능들을 지원해 줍니다.


소프트웨어별 Preset Mode 선택이 가능한데요. 지정한 소프트웨어에 따라 화면 모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지정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해 두면 소프트웨어 실행시 자동으로 바꿔 주는데 이게 꽤나 유용하더군요. 영화 볼 땐 영화에 맞게 게임할 땐 게임에 맞게 색상을 변경해 주니까 아주 편리합니다. 다만 여러 소프트웨어를 번갈아 가면서 쓰는 경우 모드 변경시 색상 변화가 눈에 띄기 때문에 살짝 거슬리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화면 배치 기능인데 적당한 배열 모드를 선택해 두면 작업 창을 드래그할 때 해당 영역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창의 크기가 바뀝니다. 소프트웨어를 여러 개 동시에 사용하는 일이 잦은 경우 아주 유용한 기능이긴 한데 제 경우에는 그닥 필요하지 않아서 일단 꺼두었습니다.


10년만에 모니터를 바꿨는데 뭔가 대단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살짝 서운하기도 합니다. ㅎㅎ 화면 크기도 큰 차이가 안나고 해상도가 조금 올라간 정도이니 당연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USB 허브와 KVM 기능만으로도 책상 위가 깔끔해져서 좋습니다. 그 전에는 HDMI 스위치를 쓰면서 별도의 무선 키보드/마우스 까지 쓰다 보니 조금 번거로웠는데 모니터에서 한 방에 끝내주니 말이죠. 화질도 대체로 괜찮고 불량 화소 없는 양품인데다 빛샘도 거의 없는 거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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