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 IT

3R 시스템 L-1200 브이렉스

드라이빙필 2011. 1. 2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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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용중인 PC 부품들중 가장 오래된 것이 케이스였습니다. 그다지 큰 불만은 없었지만 HD Audio가 지원되지 않는 전면 오디오 포트나 고장난 슬라이딩 도어(전면 패널 가운데 부분) 등등 자잘한 불편함도 있고 오래 쓰다 보니 지겨운 것도 있어서 케이스를 열심히 알아 보고 있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선택 기준은 대충 이러했습니다.

1. 흡기쪽에 모두 먼지필터 적용(고양이 털 차단!!!)
2. 적절한 냉각 성능과 가능하다면 팬컨트롤러 내장
3. 사이드 패널이 막혀 있거나 또는 그렇지 않다면 구멍과 팬 쪽에는 먼지필터 적용
4. 하드 디스크 공진 대책
5. 하드 디스크 설치는 커넥터를 옆에서 작업할 수 있게 되어 있을 것(장탈착의 편리함)
6. 하드 디스크는 4개 이상 설치 가능
7. 디자인이 너무 튀지 않아야 함
8. 각종 버튼이나 USB 포트가 전면 패널에 있을 것
9. 가격은 10만원 이내 (적당한 케이스가 없다면 그 이상도 고려)
10. 가급적 높이와 길이가 50cm를 넘지 않을 것

이런 기준하에 케이스를 보다 보면 딱 이거다 싶은 놈이 없더군요. 그나마 그 중에 브이렉스가 많은 부분에 해당되었고 무엇보다 최근 실시한 공동구매의 가격이 매력적이었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컸습니다. ^^;

왼 쪽이 새로산 브이렉스고 오른 쪽은 사용중이던 인윈 제품입니다. 사진상으로 볼 때는 브이렉스의 디자인이 고급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었는데 실물을 받아 보니 훨씬 낫군요. 케이스의 무게가 가벼운 것 같아서 살펴 봤더니 철판의 두께가 얇은 편이더군요. 제 취향으로는 좀 더 두꺼웠으면 합니다. 케이스란 모름지기 강직함이 느껴져야.. ㅎㅎ

두 대를 옆으로 나란히 놓고 이전 작업을 준비중입니다. 인윈 케이스(왼 쪽)의 하드 디스크 베이가 회전식인데 그래픽 카드의 길이가 길면 장착이 불가능하여 그래픽 카드 업그레이드에 제약이 따랐습니다.

각종 스위치와 커넥터 그리고 팬 등등 내부에 달린 것이 많다 보니 케이블이 어지럽게 많습니다.

특히 전면 포트부에서 배선 가닥이 많습니다. 여기서 집고 넘어가고 싶은게 파워 스위치인데...

스위치의 질감이 고급스럽지 못합니다. 떠꺽하는 느낌인데 개인 취향에 따라서는 이런 소리를 좋아하는 분도 계시긴 하겠지만 3R 시스템에서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사항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제부터 이사를 시작합니다. 우선 하드 디스크부터... 장착 편의성이 개선된 하드디스크 노이즈 킬러 2인데 불편한 점이 하나 있더군요. 스프링 위에 고정하는 방식이다 보니 드라이버를 사용하여 볼트를 채결할 때 하드가 흔들리고 뒤로 밀립니다. 그리고 케이스에 장착한 후 SATA 케이블을 꼽을 때에도 앞뒤로 흔들려서 손으로 반대편을 받치면서 작업했습니다.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한데 자주 뜯었다 붙였다 하는 분들이라면 아쉬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노이즈 킬러에 장착된 하드를 손으로 건드려 봤습니다. 스프링 탄성 때문에 흔들흔들하더군요. 충격 흡수에는 분명 효과가 있겠지만 자동차의 쇽업쇼버 역할을 하는 스프링 탄성 흡수 기구가 없기 때문에 진동이 바로 억제되지 않고 일정 시간동안 유지되더군요. 물론 하드디스크가 케이스에 장착되어 구동하는 동안에는 제가 손으로 건드린 것과는 분명 다르게 동작할테지만 진동 억제는 좀 더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립 후에 케이스에 별다른 진동이 없는 걸로 보아 하드 디스크의 진동 흡수는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브이렉스의 구조상 8핀 CPU 보조 전원선을 메인보드 장착 전에 미리 연결해 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파워를 교체할 때 메인보드를 먼저 들어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보니 8핀 연장선이 있으면 편리합니다. 구입 전에 3R 시스템에 문의하여 기본적으로 제공한다는 얘길 들었으나 실제론 빠져 있어서 재차 문의를 했더니 원래 패키지에는 빠져 있는데 고객 담당자분께서 잘못 알고 계셨던 듯 합니다. 결국 택배로 보내 줘서 오늘 조립할 수 있었습니다.

메인보드를 장착하고 각종 케이블들을 뒤로 뺀 후 눕혀 보니 케이블들이 케이스에 깔립니다. 딱히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케이블 정리홀이 있는 케이스들은 이런 비슷한 일을 겪게 되겠더군요.

세워 놓고 보니 케이블들이 무척 많습니다. 아직 하드 디스크와 SATA 케이블들은 연결하지도 않은 상태인데 이게 다 뒤에 수납이 될지 의구심이 들더군요. 기본적인 조립을 마치고 케이블을 대충 묶은 다음 뒷판을 닫아 보려 하니 역시나 닫히지 않더라는.. ㅠ.ㅠ 가뜩이나 케이블 정리는 귀찮아 하는데 답이 안나오더군요. ㅡ.ㅡ

결국 일부는 앞으로 보내고 최대한 남긴게 이 정도입니다. 휴~~ 이마저도 뒷판 귀퉁이를 최대한 눌러가면서 겨우 닫았습니다. 그렇다고 다수의 케이블을 앞으로 보내 버리면 선정리홀의 의미가 퇴색돼 버릴 것이니 참 어려운 문제더군요. 이런 형태의 케이스들은 메인보드 뒷부분도 적당히 공간적 여유를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쪽은 그럭저럭 나름 깔끔하게 마무리하였습니다. 정면에서 보면 저렇게 옆으로 튀어 나옵니다.

기본적인 조립과  배선 정리가 끝나고 마지막 작업이 남았습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일꼬? ㅎㅎ)

PCI 슬롯 윗쪽에 통기구가 있는데 이게 구멍이 크더군요. 비록 공기 흐름이 많지는 않은 곳이지만 먼지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에서 잘라 놓은 방충망을 양면 테이프로 덧댔습니다.

그리고 또 한 군데에 큰 구멍이 있더군요. 전면 패널 바닥인데 전면 흡기 필터의 가치를 떨어뜨려 버리는 구멍인지라 이 쪽도 방충망 처리를 해 주었습니다. 특히 바닥쪽은 먼지 유입이 심하므로 꽤 효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전면 패널을 뜯고 붙이다가 발견한 사실인데 먼지 필터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는 작은 검은 색 가루들이 보이더군요. 커팅 작업에서 나온 부스러기가 아닌가 합니다. 세심한 마무리를 바라는 소비자로서의 욕심으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몇 시간의 조립 작업을 마무리하고 전원을 켜 보았습니다. (상단 USB 3.0 포트에 붉은 빛을 내며 꼽혀 있는 건 리모컨 수신기입니다.) LED 팬들이 많다 보니 예전 케이스보다 샤방~한 모습입니다. ㅎㅎ 사이드 패널의 아크릴은 스모키 타입이라 은은하게 비치는게 고급스러움이 느껴집니다.


CPU 쿨러도 파란색 LED라서 색이 통일되서 좋군요. 너무 화려하여 유치하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찮네요.

실내 조명을 끄고 촬영해 봤습니다. 실제로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아주 밝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은은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팬을 끄면 LED도 꺼지므로 쿨링 성능이 요구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평소엔 꺼두어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팬 컨트롤러는 3단 조절(High, Low, Off)이 되므로 필요에 따라 세팅하면 됩니다. 팬 속도에 변화에 따라 LED의 밝기도 달라지는데 동영상으로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실내 조명이 어둡기 때문에 LED가 더욱 밝게 보이며 CPU 쿨러가 항상 켜져 있다 보니 케이스 팬 OFF시에도 팬 쪽으로 빛이 약간 새어 나오는 점 참고바랍니다.)

케이스는 참 오랫만에 업그레이드했는데 여러모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시원한 쿨링 성능, 필요에 따라 각각 조절이 가능한 팬 컨트롤러 그리고 USB 3.0을 포함한 다양한 포트류는 뛰어난 장점입니다. 조립 편의성 측면은 선정리 문제 덕분에 100점을 주긴 어렵지만 대체로 무난합니다. 메인보드 지지패널 쪽에 케이블 타이 묶을 수 있은 구멍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램은 있습니다.

향 후 이보다 더 큰 모델을 제작할 계획이 있다면 높이를 약간 높인 후 CPU 보조 전원선 홀을 메인보드 윗쪽으로 내 주고 폭을 약간 넓혀서 메인보드 뒷편에 케이블 정리공간을 좀 더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하드 디스크 설치 공간을 한 두 개 더 확보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왕이면 SSD를 고려하여 2.5인치 드라이브 설치공간도 마련해 주면 좋구요. (욕심이 끝도 없죠? ㅎㅎㅎ)

케이스 통채로 바꾸는 것은 꽤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몇 시간의 작업에 허리도 좀 아프고(중간중간 자세를 구부정하게 했더니.. ㅡ.ㅡ) 피곤뽕짝하네요. 늘어져 자는 고양이가 부럽습니다. ㅎㅎ 어찌 저렇게 무방비 상태로 자는지? 야생에서 저랬다간 바로 강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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